KBS <뉴스9> "대통령만 부각, 유족 소홀했다"
"KBS 보도 반성합니다", '세월호 보도' 통렬한 자아비판
KBS의 자아비판 보도는 막내기자들의 집단성명, KBS기자협회와 KBS노조 등의 경영진 퇴진 및 청와대 관련자 문책 요구 등 KBS 안팎에서 보도통제에 대한 반발이 거세게 일고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향후 언론계에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KBS <뉴스9>는 이날 밤 세월호 참사 한달 특집 중 '검증없고 혼란만 부추긴 언론보도…실망·분노'라는 꼭지를 통해 "세월호 참사는 KBS를 포함한 한국 언론에 많은 숙제를 안겼다. 무엇보다 초기 구조의 문제점을 제대로 짚어 내지 못해 결과적으로 오보를 냈다. 피해자의 입장도 충분히 살피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KBS는 구체적으로 "사고 초기, KBS를 비롯한 주요 언론은 정부가 '5백 명을 투입하고' '장비를 총동원했다'며 정부의 발표를 받아쓰기만 했다. 실상은 다르다는 가족들의 항의가 쏟아졌지만, 검증할 방법조차 찾지 못했다"며 "그러다보니 오보를 쏟아냈지만 정정이나 사과에는 인색했다"고 자성했다.
KBS는 이어 ‘대통령 부각·유족 소홀, KBS 보도 반성합니다'라는 제목의 별도 꼭지를 통해 "공영방송이자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KBS에 대한 비판은 더 날카로웠다. 최선을 다했다고는 하지만, 아쉬운 점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KBS는 이런 비판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자 한다"며 KBS보도의 구체적 문제점을 열거했다.
KBS는 우선 "참사 이튿날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 실내체육관을 방문했을 때 실종자 가족들의 절박한 하소연이 쏟아졌다. 하지만 KBS 9시 뉴스에서는 구조작업에 대한 문제 제기는 들을 수 없었다"며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보도한 반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유가족 기자회견은 9시뉴스에서는 다루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KBS는 또한 "유가족이 제기한 구조작업 검증도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며 "KBS는 사고 당일 2백 명에 이르는 인력이 구조 작업을 벌였다고 전했지만, 실제 수중 수색 인원은 16명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KBS는 이어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부적절 발언 논란을 둘러싸고, KBS는 유가족들의 유례없는 항의를 받았다"며 "결국, 사임하게 된 김 전 국장이 기자회견에서 길환영 사장이 사사건건 보도에 개입했다고 폭로했지만, 당일 뉴스에서는 다뤄지지 않았다"고 고개를 숙였다.
KBS는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의 "(KBS가) 우리의 아픔과 감응하지 못하는 듯 하고, 국가와 권력과 함께 있는 듯 하고..."라는 비판을 전하며, "KBS 보도본부 간부와 기자들은 조만간 세월호 보도를 되돌아보는,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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