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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의 '새 정치세력' 출현 필연론

"한국경제 추락위기" "양극화 희생자인 80% 국민에게 희망줘야"

민주당 부대표인 김종인 의원이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한국경제의 붕괴 위기를 경고하며, 한국을 위기에서 구할 새로운 정치세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의원은 대표적 경제석학이자,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과 '바늘과 실' 사이로 비유될 정도로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사이여서 그의 '새 정치세력론'은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한국경제 이대로 가면 몇단계 더 추락할 것"

김 의원은 이날 노 정권의 전방위 실정을 질타하고 개헌 주장 등의 허구성을 지적한 뒤, 한국경제가 직면한 위기상황과 새 정치세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의원은 "지난 1월 9일 TV를 통해 전국에 생방송된 신년 대국민 담화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참여정부는 새로이 민생 문제를 만든 적이 없고 오늘날의 민생문제는 과거 정권들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며 경제정책은 그런 대로 잘 가고 있다고 했다"며 "나는 이 담화를 지켜보면서 바로 저런 자세가 노무현 경제정책의 한계이고 그렇기 때문에 한국경제가 현재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현재 우리 경제는 몇몇 거시경제 지표들만 가지고 안이하게 판단해도 괜찮은 상황에 있지 않다"며 "조만간 새로운 성장동력이 추가되지 않는 한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최근의 하향추세에서 못 벗어날 것이 뻔하고, 거대한 중국경제의 급부상 때문에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80% 가까이가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또한 우리 경제를 지탱해오고 있는 대기업들도 날로 치열해져 가는 국제경쟁 속에 BRICs 국가들의 추월을 눈앞에 두고 있는 듯하다"고 한국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상황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기업부문에서는 기업가 정신이 실종되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는데도 노동윤리가 실종된 산업현장에서는 예측불허의 노사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중장기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환경 개선과 기술개발도 아직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다"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우리 경제의 국제적 지위는 조만간 현재의 세계 12위에서 몇 단계 더 아래로 추락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8일 대표연설에서 한국경제의 위기와 새 정치세력 출현의 필연성을 역설하고 있는 김종인 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부동산대란 주범은 금리인하와 초대형 토목사업"

김 의원은 이어 한국경제의 최대 암적요소인 부동산대란을 지목하며 "이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함으로써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또 하나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사실 노무현 정권의 경우 집권 초부터 부동산 시장이 매우 불안한 상황에 있었는데도 이점을 간과하고 지금까지 줄곧 유동성 관리를 방만하게 해왔다"며, 부동산대란의 근원을 노무현 정권 초기의 경기부양용 금리인하에서 찾았다. 실제로 노무현 정권기에 미연준은 17차례 잇따라 금리를 인상하며 부동산거품 확산을 막으려 애썼으나, 한국은행은 5차례나 금리를 인상하는 데 그쳤다.

김 의원은 "뿐만 아니라 이른바 지역균형발전을 명분으로 내세워 신행정수도 건설과 혁신형 기업도시 건설 등을 비롯한 엄청난 초대형 토목사업들을 벌림으로써 전국의 땅값 폭등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며 "지금까지 무려 61조원이나 되는 엄청난 토지보상금을 풀어서 이미 불붙기 시작한 부동산 시장에 막대한 양의 기름을 쏟아 붓는 꼴이 됐다"고 질타했다.

그는 "2004년 10월부터 8개월 동안 잠시 주춤했던 서울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2005년 6월부터 무서운 기세로 폭등하자 당황한 나머지 이번에는 세금폭탄으로 부동산 투기의 뿌리를 뽑겠다면서 실제로는 별 효과도 없는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만 잔뜩 올려놓는 어이없는 실책까지 덧보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로 인해 정권의 지지도가 완전히 바닥으로 추락하고 집권당이 와해될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노무현 대통령은 여전히 부동산 보유세제의 강화를 매우 정석적이고 강력한 부동산 투기 방지대책쯤으로 알고 있는 듯하다"며 "도대체 누가 이런 식의 잘못된 인식을 대통령에게 심어주었는지 모르지만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탄식했다.

"집권여당 붕괴상,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모습"

김 의원은 이어 화두를 국내정치로 돌려 "오늘의 대한민국 정치는 너무나 혼란하다. 100년 정당의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여당이 3년 만에 붕괴되고 있다. 또한 집권여당이 대통령 후보를 배출하지 못해 ‘범여권 후보론’이 대세를 이룰 정도로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정경은 전 세계에서 정상적 민주주의를 하는 국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라고 여권의 궤멸상을 탄식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대통령과 여당은 왜 이러한 상황을 자초하였는지에 대한 인식과 성찰이 아직도 부족한 듯하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이른바 ‘참여정부’를 출범시켰으나 대통령과 여당은 국민의 의사를 아랑곳하지 않았다"고, 노무현 정권의 실패 원인을 민심 외면에서 찾았다.

김 의원은 "지난해의 지자체 선거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여당에게 가장 큰 참패를 안겨준 선거였다. 여당은 서울에서 단 한 명의 시의원도 당선시키지 못했다"며 "그러나 대통령과 여당은 지방선거 결과에 표출돼 있는 국민의 의사를 그 후의 국정운영에 조금도 반영하지 않고 완전히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찍이 나플레옹은 워털루 전쟁에 패한 직후 그의 막료 전원을 모아놓고 '아무리 호화로운 포화로 장식된 무력도 마음의 적은 결코 이길 수 없다'고 탄식한 바 있다"며 "정치에서도 국민의 마음이 완전히 돌아서고 나면 어떠한 정치공학적 방법으로도 결코 되돌릴 수가 없다"고 노대통령 및 열린우리당의 대선전략이 성공할 수 없음을 지적했다.

"새로운 정치세력-정치질서 출현 불가피"

김 의원은 결론적으로 "대선을 불과 10개월여 앞두고 이미 집권여당의 와해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이상 이제 새로운 정치질서의 출현과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이 불가피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 '새 정치세력' 출현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김 의원은 "지금 우리에게 급하고도 중요한 문제는,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 나라 국민과 정치지도자들이 사실상 2대 8이나 3대 7로 완전히 갈라져 있는 우리 사회의 극심한 양극화 문제를 효과적으로 봉합하고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가능하게 하며, 또 북 핵실험으로 근본적으로 달라진 한반도의 외교안보 상황에서 국민의 안전과 한반도의 평화를 확보하고 민족의 통일을 앞당길 토대를 마련하는 확고한 비전과 국정운영 능력을 두루 갖춘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어낼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라며 새 정치세력의 과제를 열거했다.

그는 "비록 노무현 정권은 실패했지만 이제 올바른 비전과 확고한 국정운영 능력을 갖춘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해서 사회 양극화 과정에서 뒤떨어진 국민의 80%가 희망을 가지고 정상적으로 먹고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며 "차기 대통령이 될 분은 무엇보다도 이 일을 해 낼 수 있는 철저한 준비와 능력, 그리고 뛰어난 정치적 리더십이 있어야 하겠다"고 차기대권주자의 요건을 제시했다.

그는 "앞으로 탄생하게 될 새로운 정치세력은 사회 양극화 해소와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 그리고 북핵문제의 해결과 한반도 통일을 통한 민족의 생존권 확보라는 중차대한 시대적 과제에 충실해야만 광범위한 국민적 지지를 얻게 될 것이며 또한 자생력 있는 정치세력으로 성장해 나갈 수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으로 연설을 마쳤다.
김홍국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2 14
    주사파

    양극화가 심화돼야 적화가 쉽거든
    형근이가 말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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