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배팅 "주가 떨어질 것". 코스피 또 3,200 붕괴
'주식양도세 논란' 장기화에 주가 하락, 정부여당 지지율 급락
기재부가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춰 세금을 더 걷겠다고 공식 발표한 것은 지난달 31일. 당일부터 국회 청원게시판에서 '반대 청원'이 시작돼 하루도 안돼 상임위가 논의해야 하는 5만명을 채웠을 정도로 개미들의 반발이 거셌으나 기재부는 강행 방침을 고수했다.
개미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정청래 신임 민주당 지도부는 고위당정에서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고 나섰으나, 대통령실은 여론추이를 더 지켜보자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중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은 동반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증시에서 개민들이 보이는 반응. 정부의 주식거래 증세 발표후 코스피지수는 3,100선 붕괴를 위협할 정도로 급락했다가 3,100~3,200선에서 지리한 보합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 대선 승리후 수직 급등세를 이끌었던 개미와 외국인 모두 동력을 크게 잃은 분위기다.
더 주목할 대목은 상당수 개미들은 향후 주가가 급락할 것이라는 쪽으로 배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증시에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라는 금융파생상품이 있다. 이 상품은 증시 지수가 떨어지면 그 하락 폭의 1∼2배씩이 뛰는 구조로, 이 상품을 잘 팔리면 주가 하락을 점치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18일 금융 데이터 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번 달 1∼14일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ETF 상위 20위 목록에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선물 인버스2X' ETF는 순매수액 809억7천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 상품은 코스피 200 선물 지수가 떨어질 때 2배 수익을 올리는 상품이다.
삼성운용의 'KODEX 인버스' ETF도 순매수 230억원으로 같은 기간 '사자' 상위 목록에서 12위를 차지했다. KODEX 인버스는 순자산 7천805억원으로 국내 인버스 중 규모 2위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도한 ETF는 'KODEX 코스닥 150 레버리지'(순매도액 1천717억원), 'KODEX 레버리지'(1천455억원), 'TIGER 200'(388억원) 등이었다. 이 ETF들은 모두 시장의 상승세를 증폭하거나 그대로 반영하는 상품들로, 개미들이 이를 부지런히 팔고 있다는 것은 향후 주가 전망을 '핑크빛'에서 '잿빛'으로 바꿔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코스피지수 3,200선이 붕괴되자 "시장은 정직하다"며 "시장에 혼선을 주면 주가는 하락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주말 당정협의회에서 당은 50억 양도세 부과 기준 유지를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KOSPI 5,000 시그널을 일관되게 줄 필요가 있다"며 "하루빨리 정부가 결론을 내려주기 바란다"며 사실상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대통령실을 압박했다.
18일 코스피지수 3,200이 재차 붕괴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외국인의 5천억원대 매물 폭탄에 전 거래일보다 48.38p(1.50%) 내린 3,177.28에 거래를 마감하며 3,200선이 다시 깨졌다. 코스닥지수는 낙폭이 더 커 17.21p(2.11%) 내린 798.05에 거래를 마치며 800선이 무너졌다.
닛케이지수가 이날 역대최고치를 경신하고 대만 등 다른 아시아 증시들도 상승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러면 어느 바보가 국장을 하겠냐"는 개미들의 경고에 대통령실이 더이상 침묵할 때가 아닌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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