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1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노동개혁 5개법안과 예산안을 연계처리하기로 한 데 대해 강력 반발하며 예산과 쟁점법안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이 긴급 당정회의에서 제안했던 양당 대표간 회동도 무산됐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 한중FTA 비준안 관련 회동에서 분명히 저는 김무성 대표에게 법안과 예산을 연계시키지 않기로 하는 약속을 원했고 김 대표도 동의했다"며 "정치적 약속을 이렇게 헌신짝처럼 저버린 정치적 신의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고 김 대표를 비판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도 "김 대표는 법안과 예산은 별개로 하고 그 점에 대해 신의를 갖고 계속해서 진행한다고 했고, 그래서 예산안 심사와 법안 심사를 성실하게 하게 양당 대표가 1박2일동안 독려하겠다고 말했다"며 "바로 하루가 지나서 신의를 저버린 점에 대해 새정치연합은 김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며 잠정적으로 관련된 법안 협상이나 수석간 협상은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박수현 원내대변인도 "약속을 뒤집은 김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한다"며 "사과가 있을 때까지 여야 원내지도부간 법안과 예산 타결을 위한 모든 협상은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새정치연합의 긴급 의총에서는 전날 합의를 깬 김무성 대표의 사과가 최소한의 전제가 돼야한다는 요구와, 예산안은 물리적 시간상 여야간 협상을 이어가야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장시간 토론 끝에 의원들은 예산, 법안 협상의 전권을 원내대표단에 위임하는 것으로 의총을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김무성 대표가 이종걸 원내대표의 예산과 법안을 연계하지 말아달라는 요구에 답을 안했다. 합의된 것이 아닌데 이 원내대표가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라면서 "정부원안이 이미 올라가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수정안이 안들어가면 원안을 갖고 처리하는 수밖에 없다"며 정부안대로 예산안을 강행 처리할 것임을 경고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일괄 타결을 주장하고 있는 노동5법은 국회 환노위에서 심사가 전면 중단된 상태이고, 여야가 맞바꾸자고 제안했던 경제활성화 법안과 경제민주화 법안의 연내처리에 대한 논의도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2일 본회의는 예산안만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긴급 성명을 통해 "예산안과 법안이 연계되면 과거처럼 연말까지 예산안 의결이 늦어지는 악순환이 거듭될 우려가 있다"고 새누리당을 비판하며 "여야는 헌법 시한 내 의결하기 위해 밤을 새워서라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길 간곡히 당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