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의 초강력 화두, "백척간두 진일보"
15일 원희룡 등과 중도신당모임 참석, 독자행보 가속화
손학규 "백척간두 진일보"
손 전 지사는 오전 서울 강남 봉은사 법회에 참석, 축사를 통해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한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지금 나한테 있는 어떤 길도 어려운데 내가 선택하고 결정해야 할 길은 무엇인가"라고 화두를 던진 뒤 스스로 이같이 답했다.
'백척간두진일보'는 불경에 나오는 당나라 때 장사(長沙) 스님의 말로, 1백척(330m) 높이의 대나무 장대 끝에 서 있는 사람이 앞으로 한 걸음을 내디디면 새로운 세계가 보일 것이라는 의미다.
이 불가의 가르침은 조선시대 거상 임상옥이 중국상인들이 담합해 자신의 인삼을 헐값에 사려해 위기에 처하자 추사 김정희에게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었고, 추사는 이에 붓으로 '백천간보진일보'라 쓰자 여기에 큰 깨달음을 얻은 임상옥이 중국상인들 앞에서 인삼에 불을 지르자 경악한 중국상인들이 싹싹 빌어 제값을 받고 팔았다는 고사로도 유명하다.
손 전지사는 또 이날 "천길 낭떠러지에 떨어지는데 풀 포기 하나 잡으려 안달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말한 뒤, "뭇 사람은 결과를 중시하지만 보살은 씨앗을 심는 것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벌여온 경선 갈등에 더이상 연연하지 않겠다고 제 갈길을 가겠다는 의미로도 해석가능한 발언이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축사에 앞서 비장한 표정으로 2백번이 넘게 절을 하기도 했다. 일반인은 1백8배도 쉽지 않은 고행이다.
손학규-원희룡-고진화 15일 중도개혁신당 행사 참석
'백척간두 진일보'란 화두를 던진 손 전지사가 15일 개혁성향의 원희룡-고진화 의원과 함께 15일 중도개혁신당 추진모임에 함께 참석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중도개혁 신당 창당의 기치를 표방하는 ‘전진코리아’(공동대표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1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창립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한다.
이날 1부 ‘선택 2007, 대한민국의 비전과 새로운 정치리더십 창출’을 주제로 한 국민대토론회에서 원희룡 의원은 임종석 열린우리당 의원과 '제3지대'의 지금종 창조한국미래구상 사무총장과 함께 1부 토론자로 참석해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손학규 전 지사와 고진화 의원은 2부 창립대회에서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옹립을 추진해온 김종인 민주당 의원, 신국환 국민중심당 의원과 함께 축사를 할 예정이다.
김부겸 열린당의원 외곽조직인 선진한국연대는 지난 해 12월 21일 ‘대한민국 선진화대회’를 열고 중도개혁세력 중심의 ‘전진 코리아’ 결성을 예고한 바 있다. 전진 코리아’는 창립대회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지금 대한민국은 ‘전진할 것인가, 후퇴할 것인가’라는 기로에 서 있다"며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극한 대결을 벌이고 있는 현 정치권의 낡은 대결 구도를 타파하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이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판단 하에, 기존의 한나라당과 범여권을 뛰어 넘는 새로운 비전과 정책, 인물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 중심정당을 창출하는 데 일조하는 것으로 자신의 역할을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중심의 대통합신당과는 다른 궤도를 걸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는 셈.
정가에서는 15일 모임 참석자들이 '반노무현-반한나라'라는 공감대를 갖고 있는 세력들이라는 점에서 손 전지사의 참석이 향후 그의 행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정가에서는 손 전지사의 추후 행보와 관련, 경선 불참후 한나라당 유력후보의 지지율 급락 등 대반전의 '때'를 기다리는 방안과 탈당후 중도개혁신당을 창당해 '제3지대'를 선점하는 방안 등이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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