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대선주자중 한명인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4일 저녁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출판기념회에 현역 여야 정치인이 대거 몰렸다.

그는 이날 황사문제를 다룬 자신의 에세이집 <지구온난화의 부메랑-황사 속에 갇힌 중국과 한국> 출판기념회에서 향후 행보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매년 출판기념회를 열었는 데 그동안 관심을 안 가져오다 올해는 어쩐 일인지 계절풍이 분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고, 범여권 통합에 관해서도 "저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답하는 등 가급적 정치적 언급은 자제했다.

그는 출판기념회 인사말을 통해 "우리는 기후온난화와 사막화, 인권.노동권.환경보호 등의 글로벌 이슈에 너무 소홀했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는 많은 아픔을 일부 산업에 줄 것으로 보이지만 잘 대처하면 국내시장 보다 60배 큰 세계무대로 당당히 나가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책의 공동저자이자 '미래구상' 핵심멤버인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좋은 정치인이 나오면 산파 역할을 할 생각인데, 아직 산모가 나오지 않는다"며 "국민과 더불어 좋은 산모를 만들겠다"고 문 사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최 대표는 "노무현 정부가 무능한 정부로 낙인 찍히고 외면 받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나라당이 21세기 비전을 가져올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바람직한 정치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명박 한나라당 전 서울시장을 겨냥, "우리 강산을 파헤치는 운하를 만들면 4만, 5만 달러가 창출된다고 생각하느냐. IMF때 현대건설, 동아건설, 쌍용건설이 다 망했다"면서 "환경영향평가 등 국민의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국론이 분열되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등 범여권 대권주자군으로 거론되는 세 사람이 전날 열린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창립총회에 이어 이틀 연속 한 자리에 모여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들은 축하객들이 몰리면서 서로 가벼운 인사만 건넸을 뿐 깊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으며, 손 전 지사는 "출판회 인사차 온 것일 뿐"이라며 기자들의 질문세례에 '소이부답'(笑而不答)으로 일관했다.

행사장에는 열린우리당에서는 이미경.원혜영.유인태.민병두.이경숙, 한나라당에서는 원희룡, 통합신당모임에서는 전병헌, 민생정치모임에서는 이계안.제종길, 국민중심당에서는 신국환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고,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반대해 단식중인 민생정치모임 소속의 천정배 의원은 화환을 보냈다.

이날 행사에는 최근 원탁회의 구성을 주도해온 종교계 원로 이해학 목사도 자리했으며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이세중 변호사, 서울대 조동성 교수, 김용택 시인, 영화배우 장미희씨, 연출가 임진택씨 등 각계 인사 2백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