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강력반발하며 단식 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천정배 민생정치준비모임 의원과 단식 농성을 먼저 마감한 김근태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5일 단식현장에서 만나 한미FTA 인준 저지투쟁을 함께 펴나가기로 했다.
김근태 전 의장은 5일 오전 천정배 의원이 단식농성 중인 국회 본관앞 농성장을 찾았다. 김 의장은 “현재 노무현 대통령-한나라당-조중동의 3각 동맹이 힘을 발휘하는 대연정시대를 맞고 있는 것 같다”며 “현재의 한미 FTA는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길을 함께 갈 수 없으며 당당하게 우리의 길을 가야할 것"이라고 천 의원을 격려했다.
천 의원은 이에 “격려해줘 감사하다"며 "협상관계자들이 심각하게 다뤄야할 투자자 소송과 서비스 개방, 스크린쿼터 문제에 있어 현 정부가 스스로 국민과 후손의 주권을 반신불수로 만들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특히 스크린쿼터 등은 한번 내줄 경우 다시는 회복이 불가능하다. 준영구적으로 우리 주권이 마비되고 있다”며 “이것은 농산물이나 공산품을 파는 문제를 넘어서는 심각한 주권 마비의 문제로, 국회 동의 절차가 끝나고 발효하려면 1년 이상 남은 기간 동안 이를 막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결코 그냥 여기 드러누워 소극적으로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양이 차지 않는다”라고 말해, 가까운 시일내 본격적인 인준 저지투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11일째 계속되는 단식에 따른 주위의 건강 우려에 대해선 “단식을 처음했으나 먹는 것을 끊은 것을 제외하고는 괜찮으며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하는 과정을 갖겠다”며 “몸은 괜찮다”고 말해, 당분간 단식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 전 의장은 천 의원 면담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의 한미FTA에 대한 여론조사가 긍정적인 것으로 나온 것은 이해된다. 그러나 국민은 동시에 미국에게 유리하게 체결된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갖고 걱정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알아야 하고 협상과정의 쟁점과 이면합의가 있다면 반드시 국민에게 공개해야할 것이며,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통해 정확하게 밝혀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오른쪽) 전 의장이 5일 오전 국회 본청앞에서 한미 FTA 협상 무효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중인 천정배 의원을 방문해 단식 중단을 요청하고 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