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9일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 참석, “저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는 미국과 ‘신(新)안보선언’을 통해 한미동맹의 미래를 설계하고, 이를 바탕으로 동맹을 시대에 걸맞도록 본격적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FTA 체결이 한미동맹 강화 보장 못해”
박 전 대표는 이 날 정오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외신기자 간담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배포한 연설문을 통해 “이제 한미동맹도 보다 발전적이고, 새롭게 만들어가야 한다”며 “지금 많은 한국인들은 과연 한미동맹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한미 FTA 체결이 동맹의 앞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FTA가 군사안보동맹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냉전 종식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미일동맹은 시대변화에 맞게 성공적으로 탈바꿈(transformation)을 하여 장기적 발전의 기반을 구축했다”며 “지금 한미동맹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21세기 동맹의 새로운 전략적 비전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동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장기적 발전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며 “동맹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 없이, 상황에 휘둘리거나 반사적으로 대응하다보면 동맹은 어느새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동북아는 그 전략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세계 어느 지역보다 안보구조가 취약하다. 중국의 부상과 일본의 역할 강화 등 근본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팽배하다”며 "이런 점에서 견고한 한미동맹은 양국의 장기적 국익에 부합한다”고 한미동맹 강화를 주장했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대표. ⓒ연합뉴스
“원칙없는 대북포용 정책이 오히려 걸림돌 돼”, 3단계 통일론 제시
한편 박 전 대표는 ‘북핵 협상의 세 가지 원칙’으로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 ▲당근과 채찍의 조화 ▲국제사회의 공조 등을 꼽았다. 그는 특히 “일각에선 미국이 북한의 기존 핵무기를 사실상 묵인하고 핵확산을 저지하는 수준에서 북한과 타협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있지만, 저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믿는다”며 핵 제거 이전에 북미수교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이날 ‘북핵폐기로 인한 한반도 평화정착→경제 통일→정치 통일’ 등 이른바 ‘한반도 평화와 3단계 통일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먼저 북핵폐기와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해 “중요한 것은 형식적 선언이나 문서가 아니라 실질적 평화”라며 “지금 북한의 핵무기 이외에도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개발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한반도의 전정한 평화를 위해서는 핵문제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문제를 해결하고, 현재의 군사적 대결구조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남과 북의 대화는 더욱 확대되고 본격화되어야 하나 지금처럼 북한이 바라는 주제, 원하는 방식대로만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는 대화는 도움이 안된다”며 “남북정상회담도 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적극 환영하지만 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북한의 핵무기를 기정사실화하거나 대선에 정략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정상회담이라면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지난 2002년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을 때 북한에 대해 할 말을 다했다”며 “서로의 관심사와 우선순위를 모두 펼쳐놓고 진지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솔직한 대화를 해야 신뢰가 싹트고 진정한 화해협력도 가능해 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반도 문제의 핵심은 북한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북한은 선군정치(先軍政治; Military First Policy)를 폐기하고, 선민정치(先民政治; People First Policy)로 나와야 한다”고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구했다.
그는 “이를 위해 저는 북한에게 강력한 변화의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본다”며 “북한이 약속을 이행하면 보상하고, 합의를 깨면 불이익을 주어야 한다”고 상호적 대북정책을 주문했다. 따라서 그는 정부의 대북포용 정책을 놓고서도 “이런 점에서 변화의 인센티브를 없앤 현 정부의 원칙없는 포용정책은 잘못되었고, 당연히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원칙없는 지원만으로 일관하는 정책은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는 커녕 오히려 변화를 지연시키고 결과적으로 남북관계의 개선에 걸림돌이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북미-북일 관계정상화되면 동북아안보협력체 가능할 것”
박 전 대표는 또 북미, 북일 관계 정상화를 전제로 동북아안보협력체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최근 유럽연합(EU)은 로마조약 출범 50주년을 기념했다”며 “지난 세기 두 차례의 참혹한 세계대전을 치른 유럽이지만 지금은 경제공동체를 넘어 정치적 공동체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북아에도 이러한 비전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동북아 지도자들도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불행했던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용기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그리고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지역 국가간 다자안보협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6자회담이 훌륭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6자회담을 통해 북핵문제가 해결되고 북한과 미국∙일본의 관계가 정상화된다면 저는 이 회담을 ‘동북아안보협력체’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 동맹의 역사적 근거 당근과 채찍? 북한이 당나귀냐? 공산주의의 팽창을 저지하기 위한 자유주의 동맹으로서의 한미 동맹은 이미 역사적 근거를 상실해 가고 있다. 미국의 개입을 정당화할 급진적 공산화의 위험이란 이미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미국의 가랑이를 붙들고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급격히 입지를 잃어가는 냉전수구세력의 얼굴마담으로서, 역사의식의 부재를 드러내는 것이다. 20세기의 공산주의는 이미 세력을 잃은 이념일 뿐이다. 박근혜가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세간을 떠도는 귀신이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