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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퇴장에 '이해찬 대망론' 꿈틀

'서부 벨트 구상' 붕괴 쇼크에 친노진영 "이해찬이 있다"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범여권이 크게 당황해하고 있다. 당황의 근원은 '호남+충청'이라는 '서부 벨트' 구상의 붕괴다. 정 전총장을 대신할만한 충청주자가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범여권 붕괴'가 거론될 정도로 범여권이 받은 충격은 크다.

'서부벨트 구상' 붕괴 쇼크

범여권은 그동안 1997년 대선때 가공할 파괴력을 보여준 서부 벨트에 집착해왔다. 서부 벨트만 완성되면 작금의 '이명박 대망론'을 부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확신이자 바람이었다. 현재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이명박 지지율의 상당부분이 호남-충청표로, 서부벨트 후보만 나오면 이명박 지지율은 급락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

지난 1월 고건 전총리가 불출마 선언을 할 때만 해도 충격은 있었으나 이번처럼 크지는 않았다. 당시 동교동 등 범여권 일각에서는 호남주자 고건 전총리와 충청주자 정운찬 전총장을 경합시켜 궁극적으로 정 전총장을 내세우는 방안이 비밀리에 검토됐었다. 고 전총리를 일종의 들러리로 생각했던 것. 그러나 이 사실을 감지한 고 전총리가 급작스레 퇴장하면서 범여권은 상당기간 혼란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범여권은 공황 상태는 아니었다. 충청주자 정 전총장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호남표는 결집시킬 수 있다는 게 동교동을 비롯한 범여권의 자신감이었다. 서부벨트 구상은 여전히 유효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충청주자가 급작스레 사라졌다. 정운찬 퇴장의 충격은 고건 퇴장의 충격에 비할 바가 아니다. 가히 메가톤급이다. 동교동 등 범여권은 그동안 '정운찬 길들이기'를 시도해왔다. 동교동 일각에서는 "정운찬이 뭐냐"고 빈정댔다. 그러나 박지원 비서실장 등 일각에서는 동시에 "정운찬이면 해볼만 하다"는 메시지를 흘렸다. '정운찬 길들이기' 강온전략을 구사해온 셈이다.

이러던 차에 정 전총장이 급작스레 퇴장하니, 범여권은 공황적 혼란에 빠질 밖에. '서부벨트 구상 붕괴' 쇼크다.

친노진영의 미소 "우리에겐 이해찬이 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범여권 일각에서는 회심의 미소도 목격된다. 친노진영이 그곳이다. '서부벨트 구상 붕괴' 쇼크를 일축하는 이들의 반론은 단순명료하다. "왜 충청주자가 없냐. 이해찬이 있지 않냐"다.

그렇다. 이해찬 열린우리당 의원의 고향은 충남 청양이다. 그도 분명 충청 출신이다.

게다가 그는 노무현대통령이 가장 신임하는 인물이다. "역대 최고의 총리"라는 격찬도 서슴치 않았을 정도다. 노대통령은 오랜 기간 그를 차기대선주자로 염두에 두어왔다. 2.13합의 직후 그를 사실상의 대북특사로 평양에 보낸 것도 같은 연장선상의 일이다. 그를 한반도 빅뱅을 주도할 '세기적 뉴스메이커'로 만들어 대선주자의 반열에 올려놓으려는 속내를 드러낸 것. 2.13합의 난항으로 이 구상은 차질을 빚고 있으나, 노대통령의 심중에 이해찬 의원이 깊게 자리잡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해찬 의원이 한나라당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연일 이명박-박근혜를 싸잡아 질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일이다. 그는 방북당시 이명박 '한반도 대운하'를 대신해 한강 하구를 해상으로 남북한과 연결하는 '남북 대운하' 제안을 북측에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연말대선에서 이명박과의 격돌을 겨냥한 사전포석인 셈.

이해찬 의원은 또한 동교동과의 관계도 양호하다. 이 의원은 방북을 전후해 동교동을 방문, 김대중 전대통령에게 진행상황을 보고하고 조언을 들었다. 이 의원은 1988년 평민당 후보로 총선에 나서 의원 뱃지를 맨처음 단 DJ맨이기도 하다. 이 의원은 연말대선 주도권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김 전대통령과 노대통령간 접점을 이룰 수도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친노진영이 "정운찬이 퇴장했다고 왜 서부벨트 구상이 붕괴하나. 이해찬이 있지 않느냐"고 호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운찬 퇴장후 친노진영에서 '이해찬 대망론'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이해찬의 아킬레스 '친노'

그러나 이해찬을 '정운찬 대안'으로 여기는 친노진영의 주장에 회의적 시선이 많다. "이해찬 갖고 되겠냐"는 반문이다.

이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노무현맨'이다. 총리시절 노대통령을 대신해 한나라당 및 보수진영과 싸우고 또 싸웠다. 불가피한 악역이었으나, 이때 국민의 뇌리에 "이해찬은 노무현의 분신"이라는 인상이 분명히 각인됐다.

범여권이 연말대선에서 한가닥 승산을 잡기 위해선 벙여권후보에게서 '노무현' 이미지를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연말대선이 자칫 '노무현 심판론'으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해찬 의원의 최대 아킬레스는 다름아닌 '친노'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찬 대망론'이 꿈틀댈 것은 분명하다. 노대통령 등 친노진영의 생각은 연말대선에서 승리하면 금상첨화이나, '제1 야당' 자리만 지켜도 대성공이란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대통령 핵심측근인 안희정씨도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런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정치적 신념과 원칙을 지키다 정권이 교체돼도 할 수 없다"고 했다.

과연 '이해찬 대망론'이 정운찬 퇴장을 계기로 그 실체를 드러낼 지 지켜볼 일이다.
박태견 기자

댓글이 3 개 있습니다.

  • 29 14
    아무개

    이해찬,너나 잘하세요.
    이해찬 대통령되면 이민가야지.

  • 47 14
    네가티브공주

    제부도 한방이면 날라간다
    이제 구린 인간들은 출마를 생각마라.
    네가티브로 죽인다.

  • 48 16
    묵은지

    대단한 문제도 아니고 부적절한 시기마다 골프 쳐서 총리 쫓겨난 자가 무슨...
    대통령을 하겠나...
    더 큰 문제는 관상학적으로 노무현 보다 훨씬 더 못생겼다는 것.
    여하튼 친노들은 정치인들이나 지지자들이나 참 안됐다.
    할 수 있을 때 안하고 뭐 했나...땜빵 변명 회피 합리화 외엔 한 게 없고 할 것도 없으니...5년이 그토록 영원할 줄 알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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