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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의 대반격, "강재섭 중재안 수용"

이명박, 명분-실리 두마리 토끼사냥. 박근혜 '고립 양상'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9일 내놓은 경선 룰 중재안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전격 수용한 반면, 박근혜 전대표가 거부함으로써 경선 룰 공방 및 이명박-박근혜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명분-실리 노린 '반전의 승부수'

박 전대표의 수용 불가 발표후 몇시간 뒤 나온 이 전시장의 수용 입장 발표는 명분과 실리 모두를 얻기 위한 '반전의 승부수'로 풀이된다.

우선 '명분' 측면에서는 경선 룰 공방이 두달이상 지리하게 계속되는 데 따른 비판적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시장이 박 전대표와 마찬가지로 강재섭 중재안을 거부할 경우 근자 들어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는 지지율이 결정적으로 급락하면서 동반몰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지율 35%'를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는 이명박 캠프는 최근의 지지율 하락에 내심 바짝 긴장해 왔다.

따라서 박 전대표가 중재안 거부 의사를 밝힌 것과 대조적으로 이 전시장이 수용 입장을 밝힐 경우 이 전시장 지지율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 캠프측 판단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전시장이 최근 주장해온 '큰 그릇'론이 대중적 지지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인 것.

'실리' 측면에서도 중재안을 수용하는 쪽이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강재섭 대표를 자신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게 된다. 박 전대표의 반대로 벼랑끝에 선 강 대표를 자신이 구해주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그동안 친박 진영으로 분류돼온 강 대표가 최소한 중립지대에 서면서 박 전대표가 이 전시장을 지원하지는 않더라도 고립적 상황으로 몰리고 반면에 이 전시장의 당내 기반이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성 싶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대변인 논평을 통해 박 전대표의 중재안 반대논리를 일축함으로써 벌써부터 '박근혜 고립' 현상이 노출되기 시작했다.

또한 강재섭 중재안을 뜯어놓고 볼 때도 여론조사 반영도가 높아졌다는 점에서 현재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는 이 전시장측에게 결코 불리한 중재안이 아니라는 게 대체적 평가다.

이 전시장은 강재섭 중재안 수용에 이어 10일 오전 11시 당사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하기로 함으로써 당 안팎에 확산된 '한나라 분당' 위기감을 일소시키면서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전시장의 후보 등록은 이 전시장이 죽든살든 한나라당내에서 승부를 가르겠다는 배수진의 의미로도 풀이된다. 이 전시장측이 장고 끝에 "나가는 쪽이 죽는다"는 결론에 도달한 셈이다.

이명박 전서울시장이 강재섭 중재안 수용 입장을 밝혀 이명박-박근혜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공은 박근혜 측으로

앞으로 관심은 이 전시장의 이같은 반격에 박 전대표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이다.

박 전대표는 이번에도 '특유의 승부수'를 던졌다. "원칙은 양보할 수 없다"는 '원칙의 승부수'인 셈.

문제는 당 안팎 여론의 향배다. 박근혜 캠프는 "강재섭 중재안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유사시 위헌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강 대표가 며칠 전 이명박계 좌장 이재오 최고위원과 회동한 대목을 놓고 '강재섭-이명박 뒷거래설'도 제기할 분위기다.

관건은 그러나 과연 여론이 이같은 박 전대표 태도를 '원칙의 정치'로 받아들일지, 아니면 정반대로 '지겨운 싸움'으로 받아들일지이다. 만약 후자쪽으로 여론 흐름이 흐를 경우 박 전대표는 치명적 상처를 입게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전대표가 이 전시장의 승부수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지켜볼 일이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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