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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전쟁' 이명박 판정패, '7월 전쟁'은?

이명박측 "대반전 지켜보라" vs 박근혜측 "역전 시간문제"

이명박 캠프의 신경이 날카롭다. 안팎의 창이 모두 이명박 후보만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캠프의 한 의원은 "차라리 지지율이 2등이었으면 좋겠다"는 하소연까지 할 정도다. 그만큼 1등이 치루는 고통이 크다는 반증이다.

이 캠프가 요즘 가장 예민해 하는 것은 지지율이다. 매일같이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 이 캠프도 6월 한달 동안 이 후보 지지율이 큰 타격을 입었음을 인정한다. '6월 전쟁' 판정패를 시인하는 셈.

"지난 한달간 두차례 큰 타격을 입었다. 첫번째 큰 타격은 박근혜계 곽성문 의원의 '8천억 재산 은닉설' 제기였다. 아무런 근거로 제시하지 않은 '카더라'식 의문 제기였으나 이명박 후보에겐 치명적이었다. 일반인들 뇌리에 '그렇게 재산이 많아? 문제가 많은 것 아니야?'라는 이미지가 각인됐고 지지율이 급락했다. 두번째 타격은 열린우리당의 김혁규 의원이 제기한 '위장 전입'이었다. 이 후보가 부동산 투기가 아니라 자녀들 입학 때문에 그랬다고 시인했으나 타격이 적잖았다."

이 캠프 의원의 자체 분석이다. 그는 여권실세의 고유명사까지 거론하며 6월내내 쉼없이 제기된 네거티브 공세의 이면에 '거대한 배후'가 있다고 확신했다. 이 캠프가 집요하게 제기하고 있는 '청와대 배후설'이 그거다.

"이명박 죽이기의 주범은 분명하다. 내가 듣기론 이명박-박근혜 지지율 격차를 지난 20일께 5%포인트 안팎까지 좁힌다는 게 저쪽 계획이었다. 우리가 이에 '청와대 배후설'을 제기, 청와대와 전선을 만들면서 저쪽 계획을 무력화시키고 다시 10% 정도로 회복시킬 수 있었다. 그후 지지율은 비슷한 횡보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자 또다시 '천호 주상복합' 문제를 끌어내 타격을 가하려 하고 있다."

실제로 천호 주상복합 의혹이 터지면서 또다시 이명박-박근혜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기 시작한 양상이다. 특히 이 후보측을 긴장케 하는 것은 이 후보의 절대아성으로 여겨온 '서울'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 <조인스 풍향계> 여론조사에선 서울의 이 후보 지지율이 11.2%포인트나 급락하며 박근혜 후보와 격차가 6.9%포인트까지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측은 그러나 아직 이런 조사결과를 실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ARS조사는 응답률이 5%밖에 안된다. 20%는 넘어야 객관적 조사가 가능하다. 우리 조사로는 아직 10%의 지지율 격차가 유지되고 있다."

반면에 박근혜측 주장은 정반대다.

"영남에서 불기 시작한 박근혜 바람이 충청, 강원 등을 거쳐 마침내 서울까지 상륙하기 시작했다. 서울은 워낙 늦게 움직인다. 그래도 각 지역 출신들이 모여 살다보니 시차가 있을뿐 지방의 영향을 받는다. 이명박 후보가 서울에서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명박 대세론이 무너지고 있다는 결정적 신호탄이다. 범여권후보가 안 나와 호남에서 이명박 후보가 우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서도 이명박 거품은 거침없이 빠지고 있다. 역전은 이제 시간문제다."

한 캠프 관계자의 분석이다. 박풍(朴風)이 지방에서 서울로 북상하는 '데킬라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만큼 '게임 끝'이라는 주장인 셈.

한나라당 이명박 ,박근혜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정책비전대회 4차 토론회에서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자 이명박 캠프는 즉각 '박풍 북상론' 차단에 나섰다. 박희태 선대위원장은 29일 "약간 흔들리나 지지자들이 곧 돌아오며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는 전날 토론회후 "본선 때 싸울 적이 너무 강하다"며 "대적하는 데 아무나 후보가 되면 이긴다는 건 안 된다"며 박근혜 후보의 본선경쟁력을 문제삼았다. 이는 이명박 진영이 최근 지지율에 내심 얼마나 민감해 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한 방증으로도 해석가능한 대목이다.

이 캠프 관계자는 그러나 펄쩍 뛰며 그렇지 않다고 한다. 그는 "이 후보는 전혀 동요치 않고 있다. 얼마 전 세상이 미쳐 날뛰고 있다고 한 것도 전방위 네거티브 공세에 분노해 그런 것이지, 흔들렸기 때문이 아니다. 이 후보는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바위처럼 흔들림이 없다"고 말했다.

이 캠프측은 그러면서도 조만간 국면을 확 바꿀 '대반전의 계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절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산 헌납설' 등이 나돈다. 그러나 그건 아니라는 게 캠프쪽 전언이다. 도리어 의혹을 시인하는 모양새로 비쳐지며 역공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캠프측은 "조금만 더 지켜보라"고 말한다. 뭔가 준비하고 있는 게 있다는 얘기다. 정가 일각에서는 이 캠프측이 주장하는 '정치 공작설'을 입증할만한 물증을 추적 중인 게 아니냐는 관측을 하고 있기도 하다.

'6월 전쟁'은 이명박 판정패였다. 건곤일척의 '7월 전쟁'이 이제 막을 올리려 하고 있다. 8월20일 경선 이전에 '7월 전쟁'이 모든 걸 결정지을듯한 삼엄한 분위기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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