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경기지사가 15일 광주를 방문, "광주정신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한 데 대해 사방에서 거센 비판이 쏟아져 '손학규 검증'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범여권 대선주자인 천정배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손 전지사 발언과 관련, "(손 전 지사는) 언어의 마술사다. (그의 광주정신 발언은) 폐해가 정치에 그치지 않고 아름다운 한국말을 오염시키는 것"이라며 "중산층과 서민이 희망을 갖고 살고 싶다는 열망을 거꾸러트리면서 (한나라당에서) 단물을 빨아먹은 게 광주정신인가"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또 "전두환, 노태우가 만든 당에 들어가는 게 광주정신인가. 김대중, 노무현을 떨어뜨리기 위해 뛴 것이 광주정신인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손 전 지사는) 기억력이 좋으니까 광주정신을 잊은 적은 없겠다"고 꼬집은 뒤 "내가 혈기방장할 때는 광주항쟁이 다시 일어난다면 내가 어디에 있든 광주에 가서 다시 총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손학규 전지사가 어제 광주에서 '광주가 시대정신이요, 광주가 다시 일어나야 한다'고 선동적 발언을 했다"며 "과거 'DJ는 정신병자'라고 했던 손 전지사가 광주에 가서 그런 언급을 한 것을 보고 호남분들이 그를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고 힐난했다.

그는 "선거 때마다 ‘광주’를 이용한 세력은 바로 여권이다. 그런데 손 전지사까지 갑자기 왜 이러는 것인지 모르겠다. 자중하시기 바란다"고 비아냥댔다.

이같은 비난에 대해 손학규 전지사측은 "손 전지사가 한나라당에 들어간 것은 YS 정권 때로 전두환-노태우 군정세력 때와는 다르다"며 반박하고 있으나, 이번 파문은 앞으로 그가 범여권주자가 되기 위해 겪어야 할 신고식이 얼마나 혹독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범여권 대선후보군 일각에서는 앞으로 범여권 후보 검증이 본격화할 경우 혹독한 전두환 군부통치가 예고되는 시점에 손 전지사가 왜 갑자기 재야사회단체 사무장직을 그만 두고 영국 옥스퍼드대학에 장장 7년간 장기유학을 갔으며, 재야 출신인 그가 한나라당에서는 누구 소개로 어떻게 국회의원을 공천을 받을 수 있었는가 등을 놓고 본격적 검증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향후 치열한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손 전 경기지사는 전날 광주를 방문해 "광주정신을 한번도 잊은 적 없다"며 "광주가 우리의 시대정신으로 광주정신을 이어받아 저 손학규가 국민대통합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에 올 때마다 광주시민들의 위대한 선택을 떠올린다"며 "지금 광주란 말은 밟아도 밟아도 결코 쓰러지지 않는 불굴의 의지로 이 땅 민주주의와 평화를 일궈낸 자랑스런 이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