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이명박-박근혜 지지자들 치열한 '세 싸움'

<현장> 이명박 부인 김윤옥씨 출입 제지 해프닝도

지난 제주 합동유세에서 볼썽사나운 지지자간 충돌로 놀란 한나라당이 26일 부산 합동유세에선 1백50명의 경호원을 배치하는 등 불상사 예방에 전력을 기울였다. 덕분에 지지자간 눈살을 찌푸릴 만한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남북전쟁을 방불케 하는 양 진영 지지자들의 기세싸움은 여전했다.

건장한 체구의 행사 진행요원 1백50명 배치

한나라당은 지난 제주 합동유세의 여파도 이날 부산 합동유세 행사는 철저히 준비를 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이날 행사에 앞서 '합동연설회 준수사항'이란 새 규칙도 마련했다. 지난 제주유세에서 장내를 뜨겁게 달궜던 꽹과리, 북, 호루라기, 현수막, 막대풍선, 부채 등 열기 고조도구 반입도 일절 금지했다. 후보 팬클럽들이 동일 색, 디자인의 복장을 맞춰 입고 오는 것도 금지했고 각 후보 지지자들은 이 같은 당의 방침에 비교적 잘 따랐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검은 정장을 입은 건장한 체구의 행사 진행요원들이었다. 자신들을 '대한특수경호대' 소속이라고 밝힌 이들은, 행사장 입구를 완전 봉쇄해 비표를 갖고 있지 않은 지지자들의 입장을 원천봉쇄했다. 또한 이들은 이명박-박근혜 양 지지자들 사이에 앉아 양측의 돌발상황을 원천봉쇄하기도 했다.

후보출입구 경호원들이 후보만 통과시킨후 재빨리 문을 닫으며 지나친 통제를 해 이명박 경선후보의 부인 김윤옥씨가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김윤옥씨는 경호원들에게 후보부인이라고 설명을 한뒤에야 겨우 철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슈아이 박항구 기자


당 관계자는 "이날 행사 진행요원들이 1백50명 정도 왔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이명박 후보의 부인인 김윤옥 씨와 이 후보 아들이 출입을 제지당하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박근혜 후보측의 송영선 의원이 박 후보의 '기호 3번'을 의미하는 손가락 세 개를 이용해 막춤 응원에 나서자, 이 후보측 지지자로 보이는 한 당원이 송 의원을 제지하다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송 의원이 "왜 방해를 하나"라고 격하게 반응하면서 자칫 양측에 '몸싸움'이 벌어질 뻔했다.

이날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양 진영은 마치 허리가 갈린 남.북한처럼 중간 지역을 갈라놓은 행사 진행요원들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이명박 후보가 연설에 나서자 이 후보 지지자들만(왼쪽) 환호를 보내고 있다. ⓒ이영섭 기자


청중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만 열렬 환호

사전 추첨에 따라 이명박 후보는 두 번째 연설자로 등장했다. 이명박 후보가 등장하자, 이 후보 지지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명박!"을 연호했다. 반면 진행요원들을 사이에 둔 바로 옆 박근혜 지지자들은 마치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히 앉아 있었다.

이명박 후보가 연설 도중 "이 일을 누가 할 수 있겠나"라고 청중에게 묻자, 이 후보 지지자들은 "이명박"을 외쳤고 이에 맞서 박 후보 지지자들은 "박근혜"를 연호, 장내가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이명박 후보의 연설이 끝난 후 세 번째 연설자로 나선 박근혜 후보가 나오자, 이 후보 지지자들 중 일부는 행사장을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 후보가 연설에 나서자 상황은 완전히 반대로 변했다. 이 후보 연설 때 조용했던 박 후보 지지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근혜를 연호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 지지자들이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부 '욕설'이 나오기도 했고, 이에 맞서 박 후보 지지자들도 "조용히 해"라며 큰 소리를 지르기도 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김재원 박근혜 선대위 대변인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별 문제 없다"며 "야구에서 삼성라이온즈와 엘지 트윈스가 붙으면 이렇게 하는 거다"라고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근혜 후보가 연설을 마치자, 이명박-박근혜 지지자들 상당수가 행사장을 빠져나가, 다소 썰렁한 상태에서 홍준표 후보가 연설에 나섰다.

박근혜 후보가 연설에 나서자, 이번엔 박 후보 지지자들만(오른쪽) 환호를 보내고 있다. ⓒ이영섭 기자


이날 행사 가운데 눈길을 끈 부분은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는 반쪽으로부터만 박수와 환호를 받았지만, 홍준표-원희룡 후보는 모두에게서 박수를 받아, 행사장 풍광만 보면 홍준표-원희룡 후보가 '빅2'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명박-박근혜 후보의 연설이 끝나자 일부 지지자들이 빠져나가 홍준표 후보의 연설 때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이영섭 기자
부산=이영섭 기자

관련기사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