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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의 마지막 시험대, '정상회담 변수'

박근혜 '정상회담 적극 찬성'과 이명박의 '수도권 호남표'

남북정상회담 합의 하루가 지난 9일 묘한 현상이 목격되기 시작했다. 박근혜 후보측이 전날보다 보다 적극적으로 남북정상회담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이명박 후보측을 비판하고 나선 것.

박근혜 "임기가 6개월 남아도 대통령 할 일 해야"

박근혜 선대위의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박 후보가 전날 정상회담 발표 직후 "당당하고 의연하게 대처하라. 그런 기조로 대응해 달라"며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 임기가 6개월 남아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필요하다면 임기 마지막까지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날의 입장보다 적극적인 남북정상회담 찬성 입장 표명인 셈.

홍 위원장은 이와 관련, "박근혜 전 대표는 북핵해결을 위해 필요하다면 임기 마지막까지 할 일을 해야 한다고 이미 지난 2월에도 같은 말을 했다"고 부연설명했다.

그는 또 화살을 이명박 후보쪽으로 돌려 "이 전 시장측은 당에서 정상회담과 관련해 부정적인 논평이 나오자 거의 일치된 입장 표명을 했다가, 긍정적인 박 후보의 입장이 나오자 유세 현장에서 바로 태도를 바꿔 박 전 대표와 유사한 입장을 보였다"고 비난했다.

남북정상회담후 실시된 <조선일보><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남북정상회담에 찬성하는 입장이 75~80%에 달하는 데 따른 보다 적극적 대응인 셈이다.

박근혜 선대위 "박근혜는 오래 전 김정일과 회담"

김재원 선대위 대변인도 이날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박근혜 후보는 그간 ‘한반도 평화정착을 가로막는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정상회담이라면 반대하지 않는다.’는 일관된 태도를 유지해 왔다"며 "그래서 이번 정상회담이 시기, 절차, 방식의 문제점을 갖고 있으나, ‘한반도 평화정착을 가장 위협하는 북한핵문제를 이번 정상회담에서 매듭지어야 하며, 의제와 절차가 모두 공개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천명하였다"며 박 후보의 '조건부 찬성' 배경을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문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와 같은 원칙을 망각하고 국민적 공감대가 이루어지지 않는 다양한 의제까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라며 "핵문제 해결과 연계없는 대대적 경제적 지원, 국가보안법 폐지, NNL 문제, 종전협정 체결, 낮은 단계의 연방제 문제 등 이런 다양한 문제를 북한과 합의하고는 대선 정국의 이슈로 끌고 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것이 바로 대선정국에서 정상회담을 들고 나온 이유라는 분석이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 우리 사회 전체가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집권세력의 정권연장 음모를 분쇄하고,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제기한 다양한 이슈를 권위있는 판단으로 다룰 수 있는 한나라당의 후보는 누구인가"라고 물은 뒤 "박근혜 후보는 이미 오래 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하였다. 당시 합의한 이산가족 상봉문제는 이후 현실화되었으며, 남북간 철도연결 문제는 이제 현실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야말로 김정일 위원장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적임자라는 주장인 셈.

그는 "박근혜 후보는 북한핵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실효성 있는 외교채널인 6자회담 당사국의 정상과 외교책임자 모두를 만나서 6자회담 의제를 논의하였고 그들은 이제 박근혜 후보의 외교력과 자질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한반도를 둘러싼 통일&#8228;외교&#8228;안보문제를 10여년간 연구하고 직접 다루어본 박근혜 후보야말로 북한문제와 한반도 주변정세를 담당할 대통령으로서의 적임자이자 자격이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후보의 마지막 경선 고비는 '남북정상회담 변수'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경선 마지막 변수 '남북정상회담'

박근혜 진영의 이같은 적극적 남북정상회담 찬성 입장은 평소 박 후보가 이 후보보다 더 보수적 이미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그러나 박후보는 8일 오전 남북정상회담 합의 발표때부터 상대적으로 이후보에 대해 유연한 모습을 보인 게 사실이다. 비록 북핵문제 타결이란 조건을 붙인 '조건부 찬성'이나 찬성 입장을 분명히 한 것. 또한 박 후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에 이명박 선대위의 진수희 대변인은 "박근혜 후보의 때에 따라 바뀌는 그런 원칙과 소신으로는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의 한 가운데서 벼랑끝전술을 쓰는 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상대할 수 없다"며 "북한에 끌려다니기만 하는 노무현 정권을 대신해 국민적 합의와 국제공조를 바탕으로 진정한 한반도의 평화를 이끌어낼 후보는 이명박 후보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날 이후보는 재향군인회와 만난 자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직접 지목하며 ""김정일은 세계에서 가장 최장수 집권한 가장 실패한 지도자"라고 비난하며 서독이 교회를 통해 지원을 해 동독을 붕괴시킨 전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후보측의 이같은 반응은 그동안 북한이 여러 차례 이명박 후보를 직접 거명해 맹비난을 가한 데 따른 대응 성격이 짙다. 그러나 '선거 공학' 측면에서 보면 이 후보의 감성적 대응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외교라는 측면에서 볼 때 나중에 협상 파트너가 될 수도 있는 상대방이나 상대국가의 고유명사를 언급하는 것은 금기 중 금기이기 때문이다.

한 예로 노태우정권 시절 대통령 밀사로서 중국과 수교 등 '북방정책'에 깊숙이 관여했던 김종인 통합민주당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이명박 후보의 경우 수도권의 높은 지지가 특장인데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후 통일문제에 관한 한 진보적인 성향의 수도권의 호남표가 이명박 후보의 강경 대북관에 실망해 범여권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이명박 후보가 이들을 묶을 만큼 전향적 대북관을 선보이지 못한다면 수도권의 이 후보 지지층이 추가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 후보측에 조언을 하기도 했다.

박근혜 후보측은 바로 이같은 대목을 간파하고, 상대적으로 자신이 이명박 후보보다 유연한 대북정책을 갖고 있음을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남북정상회담 직후 실시한 일부 여론조사에 따르면, 남북정상회담 발표후 상승세를 타던 이명박 후보 지지율이 다시 하강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발표직후 "탈레반 인질 사태에 이어 남북정상회담까지 터져 박근혜측의 막판 네거티브 공세가 무력화됐다"며 내심 회심의 미소를 짓던 이명박 진영을 당혹케 하는 조사결과다.

과연 이런 일부 여론조사가 추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하기엔 시기상조다. 그러나 한표가 아쉬운 경선 막판에 남북정상회담이 하나의 변수로 출현한 것은 분명하다. 과연 이명박 진영이 새로운 변수에 어떻게 대응할 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박태견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1 9
    김일승

    호남은 인민군맛을 한번 더 봐야혀
    퍼준 핵으로 보여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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