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선대위가 15일 이명박 후보의 경선후보 사퇴를 압박하기 위해 한나라당에 비상 의총 소집 등을 촉구하고 지방 궐기집회를 갖기로 하는 등 대대적 총공세에 돌입, 이명박측의 거센 반발 등 일파만파의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박근혜측, '이명박 사퇴' 의총 소집 요구. 지방 궐기대회도
박근혜 선대위는 이날 낮 여의도 사무실에서 캠프 소속 의원 및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의 사퇴를 공식 촉구했다.
김무성 조직총괄 본부장은 "이 후보의 각종 의혹과 현 검찰수사 결과 발표만 놓고 봐도 이 후보는 결코 본선을 완주할 수 없는 후보라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며 "이 후보는 어느 것이 나라를 위하는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이어 "당은 전국위,상임전국위,의총 그리고 당협위원장 회의 등을 소집해 이 문제를 심각하게 토론해야 한다"면서 "곧 지도부에 정식으로 긴급 회의 소집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도곡동 땅'만 해도 그렇지만 BBK 금융사기사건, 희망세상21 산악회 게이트 등을 고려할 때 이 후보는 절대로 본선을 완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원과 대의원들이 본선 완주가 불가능한 후보를 선택할 리 있겠느냐"고 말했다.
강신욱 캠프 법률지원특보단장은 "김재정씨가 2001년 2월 58억원을 이상은씨 계좌로 보낸 것 중 50%인 29억원은 증여세를 내지 않았고 그 돈이 제 3자의 돈이라면, 그 제3자는 이씨의 계좌를 빌려 거기에 돈을 넣어둔 뒤 돈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도록 전부 현금으로 뽑아 쓴 것이 핵심"이라며 "이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분명히 조세포탈이고 아직 공소시효가 살아있다"고 이명박 후보가 사법처리 대상임을 강조했다.
법률지원단 소속 엄호성 의원도 "검찰이 수사결과 발표시 `이 후보측에 대한 배려 차원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한 것은 도곡동 땅이 이 후보 소유라는 것보다 더 분명한 표현이자 검찰이 추가로 더 내놓을 자료가 있다는 강한 암시"라며 "도곡동 땅이 이명박씨 소유라고 말한 서청원 전 대표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린 것도 이를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그 역시 "이상은씨 몫이 이 후보의 것이라고 확정된다면 금융재산소득세를 탈루했다는 점에서도 현행법상 처벌을 피할 수 없다"면서 "9월 정기국회 기간 대정부질문, 국정조사 등 전방위 조사가 펼쳐져 이 후보측 인사들이 출두하면 한나라당의 정권교체가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재원 대변인은 이날 권영옥씨가 김유찬씨에게 위증을 교사했음을 시인한 녹취록이 공개된 것과 관련, "김재정씨 처남인 권씨가 자기 입으로 위증 교사를 말한 것은 명백한 범죄사실 시인"이라며 "검찰은 새로운 자료가 나온 만큼 즉시 재수사를 하고 필요할 경우 공소취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박근혜 부산선대위는 오는 16~17일 부산시당 대강당에서 국회의원 및 전직 시.도의원과 당원 및 일반시민들이 참여하는 `구국.구당 궐기대회'를 개최하기로 하는 등 전국적으로 이명박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밖에 다른 지역 선대위도 집회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근혜 선대위측의 이명박 사퇴 총공세는 검찰 수사발표 등을 계기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던 조직표를 탈환하기 위한 공세로 풀이되나, 이에 대한 이명박 후보진영의 강력 반발이 불을 보듯 훤해 당내 일각에서는 경선 자체가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측의 '이명박 사퇴' 총공세로 자칫 경선 자체가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연합뉴스
박관용, 비상 원로대책회의 소집
돌아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은 16일 이명박-박근혜 양캠프의 원로 및 중립 원로들과 긴급 회동을 갖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명박 진영에서 김수한 전 국회의장, 정재철, 신경식, 하순봉, 김명윤, 신영균, 목요상, 유준상, 정창화, 이중재 전 의원 등이, 박근혜 진영에서는 서청원, 최병렬 전 당대표, 김용갑 의원, 김용환 전 의원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은 "화합책을 찾지 않으면 무슨 일이 생길 지 모를 지경에 왔다"는 박 위원장의 SOS에 양측 원로들이 공감을 표시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져, 회담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