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MB노믹스, '거품없는 성장'이 관건

<분석> "윗목, 아랫목 모두 따듯해질지"가 정권운명 결정

이명박 당선자는 19일 밤 당선자 소감에서 "국민을 섬기겠다"는 약속과 "위기의 한국경제를 반드시 살리겠다"는 또다른 약속을 했다. 노무현 정권의 아킬레스건을 찌르는 동시에, 향후 자신의 국정운영 방향을 분명히 한 발언이다.

여기서 특히 향후 '이명박 정권'의 순항 여부를 가릴 관건이 될 것은 후자, '위기의 한국경제'를 살려낼 것인가이다. 이명박 당선자가 1년반 동안의 치열한 선거운동 내내 도덕성 논란에 시달리면서도 압도적 표차로 17대 대통령당선자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경제대통령'론에 대한 높은 기대감 때문이었다.

MB노믹스, 전방위 '규제 해제'가 골간

실물경제에 밝은 이 당선자는 대선기간 내내 최근의 국내외 경제상황의 급속한 악화 등을 언급하며 '한국경제의 위기'를 지적해왔다. 그는 "한 1년동안은 과거를 청산하느라 힘들 것"이란 얘기도 했다. 곧바로 자신이 공약한 '747' 공약, 즉 7% 성장 목표를 첫해부터 무리하게 달성할 생각은 없음을 시사한 셈. 과거 김영삼 정권이 취임후 '신경제 1백일작전'을 무리하게 펴 각종 경제 부작용을 낳고, 노무현 정권 또한 취임후 부동산경기 부양정책을 펴 망국적 부동산거품을 만들어내는 패착수를 뒀던 점을 감안하면 다행스런 접근방식이다.

철저한 시장주의자인 이 당선자 경제정책의 핵심은 '작은 정부'와 '규제 타파', 그리고 '감세'다. 미국 레이건정권의 '레이거노믹스', 영국 대처정권의 '대처리즘'과 맥을 같이 하는 정책이다. 3백조원의 현금을 쥐고도 투자를 안하고 있는 기업이 자유롭게 투자를 하도록 함으로써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실업을 해소하며, 감세분 이상의 증세 효과를 거두겠다는 것이다. 경제계 일각에선 벌써부터 이 당선자의 이같은 경제노선을 'MB노믹스'라 명명하며 큰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무현정권 시절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한나라당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중앙정부와 부단히 충돌해온 수도권 규제 등이 크게 해제되는 것을 비롯해 재건축 규제, 금산분리 규제, 출자총액제한 등 공정거래 규제, 통신-방송 및 신문-방송 칸막이 규제 등 수많은 규제들이 대폭 완화 또는 폐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 당선자는 특히 금융산업을 한국의 미래 신성장산업으로 인식하고 있어, 적잖은 반대여론에도 금산분리 규제 해제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 정부 조직 통폐합 등을 통해 현재 정부가 갖고 있는 권한이 대폭 민간으로 이양되고, 기업 법인세를 비롯해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의 부동산관련, 휘발유세-LPG특소세 등 에너지관련 세금 인하 등이 예상되고 있다.

"거품으로 거품 파열 막으려 해선 안돼", '거품없는 성장'이 관건

문제는 이명박 당선자 앞에 놓인 국내외 경제현실이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우선 미국을 비롯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경제는 '저성장-고물가'라는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오일쇼크후 30년만에 도래한 심각한 위기다.

스태그플레이션 도래의 발단이 된 것은 미국의 부동산거품 파열이다. 부동산거품이 터지면서 금융위기가 도래했고, 그 결과 실물경제도 동반 침체하면서 길고긴 겨울을 예고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 등 세계경제가 과거 수년간 초저금리 시대가 초래한 부동산-주식거품, 즉 자산거품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미분양아파트 숫자가 10만채를 넘어설 정도로 이미 부동산거품이 터지기 시작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특수'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이 들썩거리기 시작하는 등 강남을 진원지로 부동산거품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낳고 있다. 거품으로 거품 파열을 막으려 했다간 최악의 재앙적 국면을 자초하게 된다.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이명박 시대 개막과 관련, "고물가, 고이자, 원화 강세등 경제적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결코 경제적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마켓워치>는 특히 유라시아그룹 애널리스트 아브라함 김의 투자자 리포트를 인용, "(이후보가 공약한)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는 모두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팽창정책이며 부동산과 금융시장 버블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당선자가 공약대로 '고성장'을 이루더라도 '거품없는 고성장'을 할 때만 한국경제에 의미있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조언인 셈이다.

"윗목, 아랫목 모두 뜨듯해지지 않으면..."

국민의 정부시절 김대중 대통령은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 양극화가 심해지자 "아랫목은 뜨듯해졌는데 윗목은 차갑다"는 표현으로 문제점을 시인한바 있다. 이같은 양극화 해소의 기대를 받고 출범한 노무현 정부는 그러나 부동산거품 등을 양산하면서 아랫목은 더 펄펄 끓고 윗목은 더 차갑게 만들어 지지자들을 격노케 하면서, 결국 보수진영에 정권을 내주어야 했다.

이명박 당선자는 대선 내내 "못사는 사람은 잘 살게, 잘사는 사람은 더 잘 살게 하겠다"고 다짐해 왔다. 외환위기후 붕괴된 중산층을 70%로 복원시키겠다고 구체적 수치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윗목, 아랫목 모두 뜨듯하게 하겠다는 공약이다.

이대로만 된다면 이 당선자는 그를 선택한 '시대정신'에 부응하는 최고의 지도자로 평가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그 역시 실패한 지도자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박태견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7 17
    나요

    이미 실패
    한국 경제의 구조적 조건이 명박에게 말한다.
    넌 이미 실패다.
    경제란 소리가 6개월 안에 사라질 것.
    거품 일으키지 않고 무슨 성장 쇼가 가능하다는 건지?
    시작하자 마자 노무현 꼴 나네.
    이 인간은 더구나 경제 경제 경제 했으니
    스스로 안은 부담은 수천만배...
    곧 바로 경제를 요구한 천민 집단에게 바로 처참하게 압살당하고 말 것.
    부정 부패를 제외하곤 정치와 경제는 전혀 무관하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