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박근혜, '철의 여인' 길 밟나

영국의 대처 벤치마킹, 오세훈 등 소장파는 캐머론 벤치마킹

요즘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철(鐵)의 여인'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영국 보수당의 마가렛 대처 전 영국총리(81)를 빗댄 새 닉네임이다.

'철의 여인' 대처

대처는 영국정치사에 여러 가지 새로운 선을 그은 기념비적 인물이다. 변호사 출신의 대처는 1959년 보수당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래 1975년 E.히스를 물리치고 영국 최초의 여성 당수(보수당)가 됐다. 이어 1979년 노동당의 L.J.캘러헌 내각이 의회에서 불신임결의를 당하고 해산된 직후의 총선거에서 대처가 영도하는 보수당이 승리함으로써 영국 최초의 여총리가 됐다.

철저한 성장우선주의자인 대처는 집권후 '영국병'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과감한 긴축재정 등을 통해 영국의 경제부흥을 이룩하였다. 이와 함께 국영기업 사유화와 노조와의 전쟁, 교육·의료 등 공공분야에 대한 대폭적인 국고지원 삭감 등으로 ‘철의 여인’이라 불리게 되었다. 또한 철저한 친미노선을 고수했다.

그 결과 1983·1987년 실시된 총선거에서 보수당이 승리, 3기를 연임함으로써 영국 사상 최장기 집권의 총리가 되었다. 1990년 친미노선에 기초해 유럽통합 반대입장을 고수하다가 자진사임하고 1991년 5월 정계를 은퇴했다가 다음해 귀족회의인 상원의원으로 활동을 재개하였다.

총리 시절의 마가렛 대처. 박근혜 ⓒ연합뉴스


한국판 '철의 여인' 박근혜?

한나라당 일각에서 박대표를 '철의 여인'으로 부르는 것은 '박근혜 테러'후 박대표가 보인 일련의 위기관리 능력 및 리더십이 대처 못지않다는 의미에서다. 박대표 진영도 이 닉네임을 환영한다. 종전에 박대표를 비아냥댈 때 쓰던 '수첩공주' '백자(百字)공주' 등 부정적 이미지를 일소하는 포지티브한 닉네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5.31선거운동 과정에 박대표는 주변을 놀라게 하는 승부욕과 추진력을 보였다. 퇴원직후 '대전행'이 그런 대표적 예다. 한나라당 관계자 전언에 따르면, 박대표 대전행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 모두가 반대했다. 자칫 정략적으로 비쳐 역풍이 불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박대표는 그러나 선거유세는 자신의 의무라며 대전행을 강행, 대전에서의 극적 역전승을 일궈냈다. 자신의 판단대로 밀고나가는 박대표의 '독한 면'을 보여준 것이다.

박대표와 대처의 또다른 유사점은 '성장우선론자'라는 점이다. 박대표는 '산업화세력'의 상징이다. 박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노무현정부를 비판하며, '작은 정부' '감세' '성장'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긴축재정'을 근간으로 하는 대처리즘과 맥을 같이 한다.

박대표가 노대통령의 정책 가운데 드물게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을 전폭 지지하고 있는 것도 신자유주의를 주창한 대처와 일치한다. 강고한 친미노선도 마찬가지다.

대처리즘의 대안, 캐머론의 '온정적 보수주의', 그리고 오세훈

박대표는 이처럼 대처와 유사점이 많고, 따라서 앞으로 '철의 여인'으로의 행보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박대표 주위의 전언이다. 이는 노무현정부 갈팡질팡에 실망한 국민들의 바람이기도 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과연 '철의 여인'이 만병통치약이 될 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우선 대처리즘이 지금 한국사회가 직면한 빈부양극화 등 현안의 해법이 될 수 있는지가 미지수다.

영국의 경우만 해도 지금 '대처리즘'에 반기를 든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론 당수(40)가 선풍적 인기를 끌며, 8년만에 보수당의 정권 재탈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는 보수당의 정신적 원조인 대처리즘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우리는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앞으로 대처식의 시장만능주의를 지양하고 분배와 복지 등 경제정의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른바 '온정적 보수주의'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한나라당의 상당수 소장파가 지금 캐머론을 벤치마킹 중이라는 사실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의 경우 선거운동때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캐머린을 연구 중임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형 캐머론을 꿈꾸고 있다는 얘기다.

혹자는 말한다. 이제 '민주'나 '개혁'은 더이상 한국 정치판에서 화두가 못된다고. 여기서 말하는 '민주'가 정치적 민주화를 뜻한다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경제적 민주화, 즉 경제정의라는 측면에서 보면 상황은 그렇지 않다.

5.31선거에서의 열린우리당 참패도 아파트값 폭등 등에 따른 경제정의 왜곡-악화에 대한 민의 심판이었다. 정치민주화만 되뇌였을 뿐, 경제민주화를 퇴행시킨 데 대한 심판이었던 것이다.

박근혜 대표의 '철의 여인'도 마찬가지 시험을 통과해야 할 것이다. 만약 그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한나라당의 5.31 압승은 또다시 한나라당에 저주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영섭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 4
    뭐야

    박근혜 띄워주려고 만든 뉴스사이튼가?
    지난번에는 박근혜하고 김근태가 서로 노선이 맞는다고 자다가 봉창두드리는 분석을 내어놓더니 이제는 철의 여인이라고???... 심하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