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표의 피습사건으로 지방선거 총괄임무를 맡았던 한나라당의 이재오 원내대표가 선거가 끝난 후의 심경을 밝혔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특히 출구조사 결과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됨에도 환호를 하지 못한 이유를 자세히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5일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이렇게 돌아온 민심이 우리들의 작은 실수로, 우리들의 불성실한 태도로 다시 빠져나가게 된다면 하는 생각이 떠올라 웃을 수가 없었다"며 "게다가 지난날 민주화 운동을 함께 했던 정동영, 김근태 등 집권여당과 권력핵심인 지난날 동지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나는 순간적이나마 '우리는 잘해야지', '우리는 저런 참패를 다시 당하지 말아야지'하는 생각이 떠올라 미소조차 지을수 없었다"며 "수많은 언론인들이 저를 보고 조금이라도 웃어달라고, 어떻게 참패한 사람들보다 더 심각하게 있을 수 있냐며 승자다운 웃음을 요구했지만 저는 웃음이 나질 않았다"고 거듭 웃지 못한 이유를 말했다.
이재오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 ⓒ이영섭 기자
그는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들 속으로 깊이 파고 들어가 국민들의 바다 속으로 한나라당이 함께 어울려 춤출 때 우리는 참으로 아름다운 웃을을 짓게 될 것"이라며 "우리들은 더 많은 노력과 더 많은 땀, 그리고 더 많은 눈물을 흘려 (그 웃음을) 쟁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오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주요 당직자들은 지방선거 출구조사가 발표될 때 염창동 당사에서 TV를 지켜봤지만 승리의 환호는 전혀 볼 수 없었다. 승리한 자와 패배한 자의 대조적인 사진 배치를 위해 "웃음을 지어달라"고 요구하는 사진기자들의 거듭된 요청에도 이 원내대표는 미소를 보이지 않아 한나라당이 '표정관리'에 들어갔다는 평가를 받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