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이 지난해 발해만 국경지대의 유전을 공동개발하기로 합의했다고 중국 정부가 공식 확인했다.
이에 따라 작년 북한의 대중국 교역규모가 북한의 전체 교역 비중의 52.6%에 달할 정도로 북한의 대중 경제의존도가 커지고, 북한을 제4성화하려 한다는 동북공정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중국과 유전개발에 나선 사실이 중국 외교부를 통해 공식 확인된 것이어서 향후 북한의 대 중국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구체적인 개발 계획 담은 합의문 마련해 서명하겠다”
7일 <신화사통신> <교도통신> 및 <런민(人民)일보> 등에 따르면 류젠차오(劉建超)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과 중국은 평등하고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발해만에서 원유를 공동개발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앞으로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담은 합의문을 마련해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젠차오(劉建超) 외교부 대변인이 6일 정례 브리핑에서 기자들과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 ⓒ 중국 외교부
발해만 해역은 중국이 이미 대형 해저 유전을 발견한 적이 있는 곳이다. 중국 언론들은 2004년 12월 톈진(天津) 앞바다 발해만 연안에서 2백5억t의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또 홍콩에서 발행되는 <중국평론>은 중국의 전국정치협상회의 상무위원회의 진르광(金日光) 위원이 “중국과 북한은 현재 발해 해역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공동 탐사·개발하는 문제를 논의를 하고 있다”며 “이 탐사·개발 계획은 북한이 에너지를 확보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진 위원은 <중국평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중국과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인접국으로 발해 지역의 천연자원 공동개발은 중국과 북한 모두 큰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에너지 조사기관은 발해 해역에 매장된 석유는 15억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 중약 8%의 석유·천연가스 매장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10% 안팎의 고도 경제성장을 하면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에너지 소비국으로 떠오른 상태여서,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내외 유전·가스전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북한은 미국의 금융을 포함한 경제제재로 인해 심각한 에너지 및 식량난을 겪고 있다.
한편 류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8일간의 일정을 끝내고 이날 귀국한 백 외무상의 방중결과를 평가해달라는 기자 요청에 "내가 생각하기로 이번 방문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류 대변인은 "성공적으로 양국관계와 양국의 공통관심사인 국제문제 및 역사문제의 대해 의견을 나눴고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혔으며, 한반도 핵문제와 6자회담에 대해서도 깊숙이 논의했다"며 "중국은 각 관련 당사국들이 실질적이고 유연한 태도로 6자회담이 재개를 위한 여건을 마련해 회담을 진전시키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 초청으로 지난달 30일 베이징에 도착한 백 외 무상은 방중기간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각각 면담했고, 광둥(廣東)성 성도 광저우(廣州)와 선전(深圳)시를 시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