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달러 씨가 말랐다", 환율 폭등
1160원도 돌파, 4년2개월래 최고치. '미국발 9월 위기' 현실로
25일 오전 9시50분 현재 달러-원 환율은 전일비 9.5원 오른 1,164원을 기록중이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 16일에 기록한 전고점 1,160원을 넘어선 것이며, 2004년 8월4일 1,167.6원 이후 4년2개월만에 최고치다.
딜러들은 1,160선이 너무 허망하게 깨진 데 대해 당혹해하며, 이러다 환율이 1,200선까지 위협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4거래일째 급등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면한 외국금융기관들이 우리나라 시중은행들에 꿔준 달러 채무의 만기연장을 해주지 않고 회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 금융위기로 금리가 급등하면서 해외 공모채 발행까지 중단되면서 시중의 달러화 품귀 현상은 더욱 악화돼 일부 시중은행들은 하루짜리 초단기자금인 '오버나이트'에 의존해 하루하루를 버텨 나가고 있기도 하다.
이에 은행들은 달러-원화를 바꾸는 외환 스왑 시장에서 달러 현물환을 사들이고 선물환을 내다팔면서 환율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이에 외화 신규대출을 중단하는 동시에 만기 도래하는 외화대출도 만기를 연장해주지 않고 일제히 회수하기 시작해 외화대출을 받은 기업과 가계들을 당혹케 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그동안 큰소리쳐온 정부는 550억달러의 외국환평형기금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달러화를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시장 불안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에 은행들에게 기존 해외투자분의 조기 회수를 지시하고, 대우조선해양 등 공기업 민영화때 외국자금을 끌어들이는 컨소시엄에 가산점을 주기로 하는 등 허둥지둥하고 있다. 불과 며칠전 천문학적 달러 유출이 불가피한 산업은행의 리먼브러더스 인수협상을 방치하던 때와는 180도 달라진 태도다.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허둥지둥대는 정부당국이 시장 불안을 한층 가중시키는 심각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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