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최측근인 소망교회 출신의 강경호(62) 코레일 사장이 지난해 대선때 강원랜드 고위인사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5일 검찰에 전격 소환돼 파문이 일고 있다. 강 사장이 사법처리를 받을 경우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부정부패에 연루돼 처음으로 사법처리되는 최초의 고위공직자가 된다.
강경호, MB외곽단체 대표시절 수천만원 수수 혐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는 6일 강 사장을 금품수수혐의로 5일 오후 소환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9월 구속된 강원랜드 전 레저사업본부장 김 모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 김 씨가 "강 사장을 통해 인사 청탁 목적으로 지난해 강 사장이 공동대표로 있던 서울경제포럼의 후원금 명목으로 강 사장에게 수천만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지난해 7월 창립대회를 갖고 출범한 서울경제포럼은 범현대그룹 임원 출신들을 주축으로 한 전.현직 CEO들의 모임으로, 이명박 당시 후보를 지지해온 외곽단체로 알려지고 있다.
강 사장은 이에 대해 "서울경제포럼 회장 시절 이런 저런 청탁을 받기는 했지만, 돈을 받은 사실도, 쓴 사실도 전혀 없다"며 관련 혐의를 강력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 "강 사장을 다시 소환할 가능성은 낮으며,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씨는 지난 해 11월 강원랜드 인공호수 주변 경관 조성공사를 맡았던 지역 건설업체 S사로부터 공사 수주 청탁과 함께 7억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지난 9월 구속된 상태다.
강경호, 李대통령 서울시장 재직 때부터 핵심 측근으로 활약
강 사장은 이 대통령이 다니는 소망교회 출신으로,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당시인 지난 2003년부터 4년동안 서울메트로 사장에 재직했던 이 대통령 최측근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해 대선때 여러 차례 연설 등을 통해 서울메트로의 적자를 3천억원 가까이 줄인 강 사장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강 사장은 서울대 공업교육학과 졸업 후 현대건설에 입사, 현대양행을 거쳐 한라중공업 대표이사, 한라그룹 부회장을 역임했다.
강 사장은 서울메트로 사장 퇴임 후인 2007년 7월에는 이명박 후보의 외곽지지단체인 서울경제포럼 창립을 주도하며 초대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으며, 류우익 초대 대통령실장과 같은 경북 상주 출신이기도 하다.
강 사장에게 수천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김씨도 강 사장과 함께 한라그룹 임원을 지낸 인물이다.
지난해 7월 서울경제포럼 창립대회 당시 이명박 대선후보가 강경호(맨왼쪽) 공동대표 옆에 앉아 피곤한 듯 눈을 비비고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