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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주성 전 국세청장 체포

19억 아파트 요구, 수천만원 가구 등도 받아

프라임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서부지검 형사5부(노승권 부장검사)는 10일 이주성 전 국세청장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청장을 이날 오전 소환해 조사하고 있으며, 법원에서 발부받아 놓은 체포영장을 집행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전 청장은 프라임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시도하던 2005년 11월 친분이 있던 건설업자 K(50.구속)씨의 주선으로 프라임그룹 백종헌 회장을 만나 백 회장으로부터 "대우건설을 인수할 수 있도록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에 힘을 써달라"는 청탁과 함께 19억원 짜리 아파트를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삼성동 I아파트에 살고 있던 이 전 청장은 K씨에게 "삼성동 근처 50평형대 아파트를 구해달라"고 요구했고, K씨가 여러 채를 물색해 오자 같은 동네 55평형 짜리 S아파트를 선택해 자신이 신뢰하는 지인의 처남 명의로 구입해 주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 때 K씨는 백 회장의 도움을 얻어 프라임그룹 계열사인 저축은행에서 20억원을 대출받아 이 아파트를 19억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K씨도 백 회장으로부터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대규모 공사를 하도급 주겠다"는 언질을 받아 놓은 상태였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우건설 인수가 무위로 돌아간 2006년 7월 이 전 청장은 아파트를 포기했고, K씨가 5억원을 손해보고 명의자에게 14억원을 받는 것으로 아파트를 정리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아파트 명의자는 이 사건 이전에도 이 전 청장에게 차명 계좌를 개설해 준 사실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수사에서 드러난 바 있어 검찰은 이 차명 계좌에 들어 있는 돈의 출처 등을 집중 추적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 전 청장이 K씨로부터 수천만 원대의 고가 가구 등을 건네받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전 청장은 2006년 3월 삼성동 I아파트에 입주했는데 그때 구입한 고가 오디오와 가구, 침대 등의 구입 비용 5천800여 만원을 모두 K씨가 지불했다는 것이다.

당시 이 전 청장의 부인이 매장에 가서 물건을 선정해 오면 K씨가 대신 가서 물품 대금을 계산하는 식이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또 이 전 청장이 K씨에게 VIP 명단을 주면서 자신을 대신해 명절 선물을 보내 달라고 요구해 1천500만원 어치의 선물을 제공받은 사실도 드러났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 전 청장이 사는 I아파트는 전세 아파트인데, 명의자가 다름 아닌 K씨로 돼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 전 청장이 사실상 이 아파트를 소유해 온 것은 아닌지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내일 중 이 전 청장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알선수재 및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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