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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총리후보들 "집단적 자위권 허용해야"

평화헌법 재해석 통해 자위권 확보 시도

오는 9월 일본 자민당 총재 및 차기 총리 선출을 앞두고 후보로 거론되는 핵심 3인방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 다니가키 사타카즈(谷垣楨一) 재무상, 아소 다로 (麻生太郞) 외상이 일제히 자국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용인돼야 한다며 목청을 높이고 있어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집단적 자위권'은 긴밀한 유대를 가진 나라가 제3국으로부터 무력공격을 받았을 때 이를 자국에 대한 무력공격으로 간주, 반격할 수 있는 권리로 일본 정부가 평화헌법의 제약에 따라 "보유하고 있지만 행사할 수 없다"고 해석해옴에 따라 사실상 금지돼왔다.

유력후보 집단적 자위권 발언에 주변국 우려 커져

2일 일본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50-60%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사실상 총리직을 꿰찼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유력한 후보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은 1일 기자회견에서 "자민당 속에도, 국민 속에도 개헌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한다는 논의와, 헌법해석을 통해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베 장관은 "나도 늘 그런 문제의식을 갖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왔다"며 '집단적 자위권' 용인론의 쟁점화를 시도했다.

아베 장관은 실제 지난달 20일 발간된 저서 ‘아름다운 국가로’에서 집단적 자위권에 대해 “권리는 있지만 행사는 불가능하다는 논리가 도대체 언제까지 통하겠느냐”며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를 주장했다.

다니가키 사타카즈(谷垣楨一) 재무상도 같은 날 "현행 헌법 속에서, 오랜 기간 (용인되지 않는다는) 정부 답변의 축적에는 무게가 있다. 개헌을 폭넓게 논의하고 국민의 합의를 얻어가며 진행해야 한다"는 전제를 달면서도 "나는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다니가키 재무상이 이날 국회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인정해 갈 필요가 있다. 헌법개정의 절차를 정확히 취하고, 국민의 합의를 형성하는 것이 정통적인 방법이다”라고 말해 해석 변경이라는 방법을 취하지 않고, 헌법을 개정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아소 다로 (麻生太郞) 외상도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논쟁이 있기 때문에 개인적 견해를 말해도 큰 의미가 없다"면서도 "법률을 지키다 국가가 부서지고 만다면 곤란하다는 느낌은 있다"며 용인론에 가담했다.

집단적 자위권 허용 여부 9월 총리 선출 변수로 부상

헌법개정을 지지하는 <요미우리(讀賣)신문>은 2일 "집단적 자위권을 둘러싼 논의가 9월 자민당 총재선거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아베 장관이 정부의 헌법해석 변경에 긍정적인 반면 다니가키 재무상과 아소 외상은 해석 변경에는 신중한 자세를 취하며, 개헌시의 과제로 여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그동안 북한 위협 등을 내세워 전쟁 대비법인 ‘유사(有事) 3법’을 만든 데 이어 육·해·공 3자위대의 통합운영,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 등 군사력 증강에 나서왔고, ‘무기수출 3원칙’을 일부 해제하는 등 안보 금기를 차례로 풀어헤치는 한편으로 국제 평화를 내세워 자위대의 해외파병을 확대해왔다.

특히 집권 자민당은 2005년 발표한 헌법 개정안 초안에서 군대 보유를 명문화하는 한편, 개헌안에는 명문화하지 않았지만 집단적 자위권 행사도 가능한 것으로 해석했다.

특히 일본 정부가 방위청을 방위성으로 승격하기 위해 각의통과된 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방위성 체제 하에 군대를 보유하며 집단적 자위권까지 행사하게 될 경우 일본이 전전(戰前)의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일본의 군사대국화는 동북아 안보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동북아 안보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차기 총리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헌법해석 변경 또는 개헌을 통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힘에 따라 일본의 군사대국화에 대한 한국과 중국 등 동북아 주변국들의 우려감과 일본과의 갈등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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