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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 한-중 IT격차 '1.7년'으로 단축

삼성硏 "2010년엔 1년 내외로 축소", 中기업 한국IT 인수후 부도 내

한국과 중국간 정보통신(IT) 기술격차가 올해 '1.7년'으로 대폭 축소됐으며 오는 2010년에는 격차가 '1년 내외'로 좁혀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중국기업들은 한국 IT기업 인수후 핵심기술을 빼낸 뒤 부도내는 일이 늘어나 국가적 차원의 대응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의 대중 IT제품 수출 증가율, 한자리수로 급감"

삼성경제연구소(SERI)는 11일 경제 포커스 제109호에 실린 '한국 IT기술을 위협하는 중국'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하며 한국의 각성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우선 한국 IT제품의 대중국 수출과 관련, "우리나라의 대중국 IT수출 증가율이 2006년 1~7월 전년동기대비 7.4% 증가에 그쳐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이하로 하락했다"며 "이는 2005년 증가율 28.7%의 4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특히 반도체, 무선통신 등 주력 IT품목의 수출 증가율이 크게 둔화됐다"며 "반도체는 2005년 117%의 증가율에서 2006년 1~7월에는 4.5%로 급감했고,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기기도 2006년 같은 기간 4.6% 증가에 그쳤으며, 컴퓨터는 8%대의 감소율을 보여 2005년(-5.1%) 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중국, 한국의 핵심IT기술 초고속으로 추적"

보고서는 이같은 대중국 IT수출 감소가 일시적 현상이 아닌 중국 IT산업의 경쟁력 급상승에 따른 구조적 요인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대중국 수출 증가율 둔화는 일시적인 경기요인보다는 중국의 IT제품 및 부품 생산능력 향상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며 "중국의 IT기술 수준이 빠르게 향상되면서 한·중간 IT기술격차가 2003년 2.6년에서 2006년 1.7년으로 단축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의 전반적인 IT기술은 아직 세계적인 수준과 큰 격차가 있지만 한국의 강점분야인 차세대이동통신, 광대역통합망 등에서는 기술격차를 축소하고 있으며 향후 수 년 내에 한·중간 IT기술격차는 더욱 좁혀질 전망"이라며 "이동통신, 이차전지, 가전 등 주요 IT분야의 한·중 기술격차는 2010년경에는 1년 내외로 줄어들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최악의 경우 2010년대 들어서는 중국이 IT분야에서도 한국을 따라잡을 수도 있다는 경고다.

삼성전자의 베이징 전시관. 중국소비자들이 쇄도하고 있으나, 몇년후에는 한국소비자들이 중국제품 전시관에 몰려들지도 모르는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하이닉스-액토즈소프트 등 국내기업 인수해 핵심기술 흡수"

보고서는 이같은 기술격차 급속 단축과 관련, "그 원인은 중국의 IT육성전략 강화 및 기술획득, 국내기업의 중국진출 과정에서의 기술유출 등 복합적이나, 특히 최근 TFT-LCD의 하이닉스, 온라인게임의 엑토즈소프트 등의 중국 매각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중국기업의 국내 첨단 IT분야기업 인수를 통한 핵심기술 유출이 결정적 작용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첨단 IT기술 확보 방안의 일환으로 한국기업 인수에 주목해 중국 비오이그룹(BOE Technology Group)은 2002년 11월 하이닉스반도체의 TFT-LCD(액정화면)사업부문을 3억8천만 달러에 인수했으며, 중국 최대 온라인게임 유통사인 샨다 네트워킹은 2004년 12월 '미르의 전설' 시리즈로 잘 알려진 국내 게임업체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했다.

또한 중국 렌샹그룹 계열의 레노버는 법정관리 중인 삼보컴퓨터의 인수를 두고 국내외 10여개사와 경쟁 중이다. 중국은 삼보가 한국내 유통조직, A/S 네트워크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대목을 주목하며, 삼보컴 인수를 통해 한국시장을 대대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에 넘어간 하이닉스 LCD 최근 법정관리...

보고서는 특히 "중국은 한국 IT기업 인수 이후 구조조정을 통한 실적개선보다는 첨단기술 이전에 우선적인 관심을 보여, 기업 인수 후 자금지원보다는 기술인력 등 첨단기술 이전에 주력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오이 그룹은 하이닉스 인수후 비오이하이디스(하이닉스의 새 법인명)의 연구인력 상당수를 중국으로 파견해 국내 연구기반이 약화됐다. 비오이그룹은 중국에서는 적극적 투자를 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 투자는 소극적이며, 최근 비오이그룹은 자금지원을 대가로 하이디스가 보유한 지적재산권의 이전을 채권단에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기업들이 기술 빼내기에만 관심이 크다 보니, 중국측에 인수된 한국기업들은 투자부진과 자금난으로 인해 적자로 전환되거나 적자폭이 확대하면서 끝내 파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비오이하이디스는 2004~2005년에 대규모 적자를 냈고, 2006년 상반기에도 8백7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부채가 5천억원 규모에 이르면서, 마침내 지난 9일 법정관리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비오이하이디스 법정관리 신청으로 이 회사에 납품해온 중소기업들이 위기에 몰린 것은 물론, 하이디스가 발행한 회사채 2천억원 가운데 70%가 소규모 신협조합과 금고에 몰려 있어 신협-금고를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

이밖에 엑토즈소프트의 경우도 2006년 상반기 영업손실 규모는 26억원으로 크게 늘어는가 하면, IT업종은 아니나 중국에 인수된 쌍용자동차도 중국이 핵심기술 빼내기에만 관심을 보일 뿐 인수후 단돈 10원도 추가투자를 하지 않아 최근 노조가 '옥쇄파업'을 벌일 정도로 중국기업의 횡포는 극에 달하고 있다.

중국기업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중국자본의 국내기업 M&A(인수합병) 시도가 줄어드는 반면, 협력업체나 기술자를 통해 핵심기술이 체화된 부품·프로그램·설계도면을 유출하려는 사례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최근에도 국내 비메모리반도체 기업인 I사의 전직 임원과 대학교수 등이 공모해 첨단 비메모리 반도체 제조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하려다 적발된 바 있다. M&A비용마저 들이지 않고 한국 핵심기술을 통째로 빼내려 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기간산업 보호 위한 국가적 차원의 대응 시급

삼성경제연구소는 이처럼 심각한 상황을 지적하며 국가적 차원의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국가기간산업 보호를 위해 외국자본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미국의 '엑슨-플로리오법'과 같이 국가안보와 직결된 핵심산업의 경우 해외매각에 제약을 두는 법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IMF사태후 기업의 재무 건정성 제고를 명분으로 무차별적으로 진행된 핵심기간산업의 해외 매각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또 하이닉스 등의 경우에 대해선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의 경우 외국 또는 국내 자본에 의해 인수 후 경영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부가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구조조정 차원의 기업매각 시에도 정부가 일정 지분을 보유해 약속 이행시까지 감시하거나 황금주를 보유하는 형태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이처럼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강조하면서도 폐쇄적 대응으로 흘러가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교역 대상국이자 잠재력이 큰 시장이므로 중국과의 협력을 확대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한·중 공동기술개발을 통해 한국 IT기업의 중국진출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난달 SK텔레콤이 3세대 이동통신 기술표준 중 하나인 TD-SCDMA를 중국정부와 공동으로 기술개발하기로 한 것이나, 최근 중국정부가 한국에 차세대 이동통신과 홈네트워크 등 5개 차세대 IT분야와 3개 표준분야의 국가간 협력을 요청한 대목 등을 바람직한 모델로 제시했다.

흔히 중국을 "기회이자 위기"로 표현한다. 그동안 애써 국내 경제주체들은 "기회"라는 긍정적 측면만 보려 애써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위기"라는 부정적 측면이 급부상하는 형국이다. 중국이 <동북공정>을 통해선 역사침공을, IT분야에서는 경제침공을 하고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인식하며, 국가생존적 차원에서 총체적 대응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전수출품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IT산업 부문에서마저 중국에 추월당할 경우 지구상에 한국이 설 땅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홍국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3 3
    나다

    개구리한테 너무 많은걸 기대마라
    중국일에 방해하면 정일이가 성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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