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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나는 국내보다 외국서 더 유명"

"너무 일찍 선두에 서면 네거티브한 것 많이 만들어내"

대선 경쟁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우리 한국사회를 보니까 너무 일찍 선두에 서면 네거티브한 것을 많이 만들어 내는 것 같다"며 자신을 겨냥한 여야 대권주자들의 공격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한국 사람은 존경심 부족해. 외국서 나를 더 알아줘”

이 전 시장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모 식당에서 자신의 지지자 10여명과 ‘MB와의 데이트’ 자리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은 속내를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국 사람이 존경심이 부족하다고 본다.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이 부족하다고 본다"며 "민주주의라는 것은 의견을 결정하는 것도 있지만 남을 인정하는 것도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외국에 지금 가면 더 유명하다”며 “내가 CEO할 때도 한국보다는 (외국에서) 더 나를 알아줬고 시장할 때도 대한민국보다는 외국에서 더 알아줬다”고 자평했다. 그는 "그런데 우리나라는 남보다 앞서나가면 그 업적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며 "그게 나는 우리 한국사회가 고쳐야 할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에 들어와보니 그런게 더 많은 것 같다"며 "진정한 민주주의는 남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의 기업 CEO 재임 당시 경험을 밝히며 "지금도 기업하는 사람들은 저 아프리카로, 추운 시베리아로 물건 하나를 팔기 위해 뛰어다닌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경제가 되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인정해야 한다. 서로 서로 남을 인정하면서 사회가 발전해야 그것이 진정으로 민주주의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미 의회에서 인턴을 하며 정치에 뜻을 품게 됐다’는 한 대학생 지지자의 포부에 대해 "미국 정치는 이미 오래 전부터 민주주의였고, 그래서 페어(fair)하고 투명하고 자원봉사 인턴 일도 많다"면서 "그런데 불행하게도 대한민국 정치 수준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준이 낮을 뿐 아니라, 우리는 잘하기 위해 경쟁하기보다 상대방을 끌어내려서 하기 때문에 정치가 발전하기 힘들다"며 "선의의 경쟁이 아니라 끌어내리기 경쟁을 한다"며 자신을 둘러싼 대권 경쟁주자들의 공격에 거듭 불쾌감을 토로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자신을 둘러싼 대권 경쟁자들의 공격에 대해 "선의의 경쟁이 아니라 끌어내리기 경쟁을 한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김동현 기자


"공무원 말을 들으면 일을 할 수 없어"

그는 이날 자신의 '한반도 운하 구상'의 타당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한반도 운하는 10년 전부터 학자들하고 나하고 검토한 것"이라며 "내가 국회의원 시절인 96년 7월, 15대 국회 때 '국가가 이걸 좀 해라' 했는데도 안했다. 일을 할 줄도 모르고 용기도 없었다. 공무원들이 안된다고만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청계천 할때도 90%가 넘는 공무원들이 ‘안된다, 안된다’ 했다”며 “공무원 말을 들으면 일을 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반도 운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국운이 융성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라며 "사람이 살다보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한 것처럼 오랫동안 침체한 경제도 운하 그 자체로 일자리 창출도 되겠지만, 운하 완성 이후 국운 융성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무엇이든 안된다. 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무엇이든 된다"며 "이는 그렇게 어렵지 않게 할 수 있고 국가 예산도 적게 쓰고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건 꼭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10년안에 (1인당 국민소득이) 4만불이 되려면 꼭 해야 한다"며 거듭 운하 건설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 날 이 전 시장과 만난 한 지지자가 콜라를 건네며 웃고있다. ⓒ김동현 기자


“나는 굉장히 감성적... 시장 퇴임식에 수백명의 공무원 눈물 흘려”

그는 '불도저형 정치인'이라는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듯, "나는 굉장히 감성적"이라며 "알려진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다른 사람은 나를 '감성은 없고 막 돌진하고 이런 사람으로 보는데 원래 나는 굉장히 감성적이게 자랐고 지금도 감성적이다"라면서 "다만 일을 할 때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할 지를 배운것' 뿐이다. 이는 후천적으로 노력해 배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례로 "나하고 오래 근무하면 안다"며 "서울시 공무원들이 내가 4년째 일하고 퇴임할 때 눈물을 글썽거리는 공무원이 수백명이 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또 "내가 어렸을 때, 힘들 때 시를 썼다"며 "그런데 그 때 쓴 노트를 찾지 못했다. 그걸 찾으면 기가 막히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 있는 시인들과 문인들은 대부분 나를 안다. 1년에 한번씩은 시낭송회에 가서 시를 낭송한다"며 "내가 일찍이 리더십을 발휘하고 효율적이고, 내가 못배운 만큼 노력을 더하고 해서 그렇지 나는 아주 감성적"이라고 거듭 자신의 감성을 강조했다.

그는 '시집을 내보라'는 지지자들의 말에 "몇 년 후 시집을 낼 수 있도록 해 보겠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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