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남에서 자신과 한나라당 지지율이 두자릿 숫자를 기록한 것과 관련,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호남은 지금 DJ(김대중 전대통령)으로부터 벗어나고 있다"고 주장하며 최근 김대중 전대통령의 '정통 민주당 복원' 희망 발언도 신랄히 비판해 호남과 김 전대통령의 반응이 주목된다.
이명박 "호남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여의도는 몰라"
이 전 시장은 26일 <데일리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최근 두 자릿수로 올라선 호남의 자신 및 한나라당 지지율과 관련, “호남도 지금 실용주의로 변하고 있다”며 “한 정권이 지나면서 (호남이) DJ로부터 벗어나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호남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여의도는 모른다”며 자신에 대한 호남 지지율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님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또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통 민주당 복원 시사 발언과 관련해서도 “선거 전략만으로 헤쳐모인 것은 정치를 3류로 만든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여론조사 1위가 대선 1위로 골인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지적에 대해 “큰 관심은 없다. 안된 사람도 있다”라며 그러나 “이미 5년 전은 2~30년 전과 같은 과거”라며 자신의 대선 필승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김대중 전대통령과 본격적 대립각 세우기에 나서 호남의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DJ의 정치개입에 일전불사 선언?
이 전시장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일련의 여론조사에서 호남지역에서의 자신의 지지율이 두자리 숫자를 기록하고 있는 데 대한 강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한 예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지난 12일 조사에서 이 전시장 지지율은 25%로 나타났고, 코리아리서치의 13일 조사에서도 그의 지지율은 25.2%로 조사됐다. KBS의 지난 15~1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그보다 낮은 17.0%로 나타났다.
그러나 역대 한나라당 후보들에 비해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전시장이 호남의 정신적 지주인 김대중 전대통령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고 나선 것은 단순히 지지율에 대한 자신감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잘못 DJ를 공격했다가는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농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전시장이 이같은 위험에도 불가하고 작심한듯 '호남의 탈DJ'를 주장하며 DJ와 대립각을 세운 것은 최근 김 전대통령이 정통 민주당 복원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는 등 정치에 본격 개입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범여권에서 '제3 후보'로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등을 옹립하려는 활발한 움직임이 목격되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실제로 이 전시장은 대선출마를 준비하던 수년 전부터 정운찬 전 총장을 자신의 '최대 상극'으로 판단하며 정 전총장의 출마 여부를 예의주시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