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두루뭉술 "속보경쟁에 몰두한 언론에 분노"
"이제는 발전적으로 극복하는 마음이 모일 때"
MBC <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참사 한달째인 이날 밤 김소영 사회2부장이 '함께 생각해 봅시다. 세월호 참사 우리 사회의 의미'라는 타이틀 아래 리포트를 했다.
김 부장은 "한달 전 우리 국민은 무기력하다는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게 됐습니다. 300명의 어린 생명이 목숨을 잃어가는 순간을 2시간 동안 무기력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며 "이것은 충격을 넘어선 공포였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승무원들은 나 먼저 살자고 자식 같은학생들을 내팽겨쳤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드러나는 해경의 부실한 초기대응은 선진국 문턱에 내실을 키우지 못했던 정부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라며 "총리가 책임을 지며 사임하겠다 밝히고 대통령도 사과를 하고 유족들을 만났지만 이 세상에는 무슨 말로 위로를 해도 위로가 되지 않는 깊은 슬픔이 존재하는 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리고 그 깊은 슬픔을 국민은 분노라는 감정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지 못한 정부를 향한 분노. 희생자 사망에는 무관심한 청해진해운을 향한 분노. 그리고 속보경쟁에 몰두한 언론을 향한 분노가 그렇습니다"라며 언론에 대한 분노를 거론한 뒤, 길환영 KBS사장이 청와대 앞에서 농성중인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 앞에서 사과하는 화면을 내보냈다.
이어 김경환 상지대 언론학과 교수가 "현재 종편이라든지 보도전문채널을 생기면서 보도를 다루는 TV채널들이 상당히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거의 모든 채널이 오보를 내고 그 다음에 속보 경쟁을 하면서..."라고 말한 인터뷰를 전한 뒤, 그는 "프랑스의 철학자 시몬 베유는 불행한 사람에 대해 깊은 주의를 갖고 무슨 힘든 일이라도 있습니까라고 물어보는 힘에 인간다움의 자격이 달려 있다고 했습니다. 언론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시 김 교수의 "유족들의 불만 그다음에 요구사항 이런 것들이 현장에서 다양하게 제기가 됐는데 이것들이 국민들에게 전달이 되지 않고 그다음에 또 보도가 되지 않음으로써..."이라는 인터뷰를 전한 뒤, 그는 "우리에게 그리고 우리 사회에게는 이제 불행과 슬픔을 소화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어린 학생들의 안타까운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국난에 가까운 어려움을 발전적으로 극복하는 마음이 모일 때"이라는 주장으로 리포트를 끝냈다.
MBC기자들이 전날 밤 KBS, SBS의 자아비판 보도를 접한 뒤, “이같은 타사 보도를 보며 어느 낙종보다도 아프고 참담한 심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통렬한 자아비판을 요구한 것과는 거리가 먼 두루뭉술 보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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