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금년 1년만은 갈등이 있더라도 12월 19일까지는 화합하고 단합해 정권 교체를 해서 따질 것은 따지고 싸울 것은 싸워야 한다”고 거듭 화합론을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특히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듯 “중요한 일이 앞으로 닥쳤는데 자기이익을 위해 싸우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대선이고, 경선이고 복잡하지 않으니 좋겠다”
이 전 시장은 19일 오후 경남 진주를 방문, 자신의 지지모임인 ‘미래사회국민포럼’ 기조연설에서 ‘경남에서 한나라당 지지자들끼리 지난 5.31 때 빚어진 공천 갈등의 앙금이 가시지 않고 있다’는 참석자의 말에 “나도 이야기를 듣기는 했다”면서 “그러나 당직도 없고 의원도 아니고 당 문제이기에 자세히는 말 못하지만, 금년 12월 19일에 정권 교체를 해야한다는 것은 국민의 염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민 대다수는 정권교체를 바라고 한나라당도 그게 목표이니 국민과 한나라당의 염원이 일치한다. 이것을 실패하면 국민의 염원을 깨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따라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나라당이 화합하고 단합해야한다”며 당 화합에 방점을 찍었다.
이 전 시장은 이에 앞선 오전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검증 논란이 확산되는 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시뮬레이션 항공기 조정대에 올라 모의 비행기가 화면위에서 하늘로 비행하는 것을 지켜보며 “공중에 있으니까 세상 잡다한 게 없으니 좋다”라며 “대선이고 경선이고 복잡하지 않으니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하는 사람들도 가끔 이렇게 하늘로 좀 날아올라보는 것도 좋겠다”면서 “맑은 정신으로 국민을 바라볼 수 있겠다. 하늘 위에 있으면 겸허한 마음이 생기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이 날 진주를 방문, 박근혜 전 대표의 '후보 검증론'에 거듭 불쾌한 반응을 나타냈다. ⓒ김동현 기자
"대통령 되면 연간 20조 예산 절감 가능”
이 전 시장은 ‘미래사회국민포럼’ 강연에서 이 지역이 김영삼 전대통령 출신지역임을 의식한듯, 김영삼 전대통령과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비교하며 현정권을 질타했다.
그는 “김영삼 대통령이 떠나던 해에 나라 빚을 53조원 놔두고 떠났다. 물론 통계에는 60조란 말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53조다”면서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 이후 10년만에 나라 빚이 3백조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빚이 늘어났으면 세금은 적게 걷어갔나? 역사적으로 많이 걷었다”면서 “살림살이 중에서는 최악의 살림살이다. 되는대로 살았기에 되는대로 늘어났다”고 거듭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김영삼 정권의 IMF사태 촉발 때문에 그후 국가빚이 급증한 대목을 여전히 왜곡했다.
그는 이어 “제가 서울시장에 취임해보니 5조원의 빚이 있더라. 뭐 청계천이고 뭐고 다 했지만 제가 서울시장을 떠날 때에는 5조 빚 중 3조를 갚았다. 건국 이래 역사상 최고”라며 “대한민국 재정을 들여다보면 초보적 예산만 절감해도 1년에 20조는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래는 나라의 최고 권력자를 뽑는게 아니다. 대권, 통치 이러지만 미래 세계는 그것이 아니고 국가도 경영이다"라며 "국가도 대통령을 뽑는 게 아니라 국가 최고경영자를 뽑는것”이라고 CEO 경력의 자신을 선전했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된다고 무슨 생태계 파괴되나”
이 전 시장은 자신의 ‘한반도 대운하’ 구상의 적합성도 재차 주장했다.
그는 “낙동강과 한강을 잇는 대운하를 만들기로 한다고 하니 전혀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사람들이 ‘뭐 환경이 어떻고, 물이 어떻고 반대하더라’”며 “얼마 전에 들으니 ‘한반도 대운하가 건설되면 한강에 있던 물고기가 낙동강을 오가면서 생태가 변화된다’고 한다. 그러면 경남 사람이 서울 오고, 서울사람이 경남 오면 생태가 변하냐”고 불쾌감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도 운하를 따라 전라도, 경상도를 다 가게 되면 경제적 효과는 말할 것도 없고 하나의 큰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어떤 사람들은 나보고 개발주의자다 뭐다 하는데 도대체 반대하는 사람들 말만 들으면 세상될 게 하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청계천이 되기전에는 80%가 반대했지만 만들어놓고 나니 반대가 하나도 없어졌다”며 “역사는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지도자의 손에서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노조로부터 항복 받아내"
그는 최근의 현대차 파업 사태를 비판하며 “내가 서울시장을 할 때 우리 지하철노조가 민주노총에서 가장 강성이었다. 지하철 파업하면 시장은 무조건 항복한다. 꼼짝 못한다. 그래서 지하철 노조 간부 사무실에 들어가면 ‘어떤 시장도 3일만 파업하면 항복하게 돼 있다’는 글귀를 보고 기분이 나쁘더라”고 자신의 시장 재임시절 일화를 꺼냈다.
그는 이에 지하철 노조 파업에 대비해 서울시 간부들과 소방공무원들에게 기관차 운전 연습을 시켰으나 행정고시 출신 간부들이 기관차 운전연습을 꺼려하자 “행시 합격해서 혼자 잘 먹고 잘 살라고 했나? 그럴려면 변호사가 돼야지. 고시합격해서 사법공무원이 10년은 앞서 대우를 받는데 고시 합격했기 때문에 기관차 하면 안된다는 게 어디있냐”고 간부들을 다그쳐 끝내 연습을 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지하철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했을 때 이들을 투입시켜 시민들의 불편을 없앴다"면서 “3일만 지하철 운행을 멈추면 항복한다던 시장이 파업 8일째가 돼도 항복도 안하니 결국 노조가 전부 지리멸렬했다. 그 때 공무원들이 처음으로 노조에 항복을 받아냈다고 만세를 부르더라”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재정운영을 최악으로 평가한 동시에 자신의 서울시장 재임은 "건국이래 최고"리고 자임했다. ⓒ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