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20일 “나처럼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있고, 고3을 4명 키워봐야 교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며 미혼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을 겨냥한 인신공격성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명박 “나처럼 얘 낳아봐야 보육 얘기할 자격 있어”
문제의 발언은 이 전 서울시장이 20일 오후 대전 CMB 엑스포아트홀에서 열린 ‘대전발전정책포럼’ 창립대회 초청특강에서 저출산 문제와 교육 문제를 거론하던 중 나왔다.
이 전시장의 이날 발언은 박 전대표의 고유명사를 언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것이기는 하나, 그가 박 전대표와 '후보검증' 문제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누가 보기에도 박 전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밖에 그는 또 이날 “청와대에서 기업인을 불러놓고 투자하라 해도 투자를 하지 않지만, 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기업인들이 투자하고 싶을 것”이라며 “가정이지만, 내가 만일 (대통령이) 될 것 같으면 ‘규제 없애겠다’는 한마디 안 해도 기업인들이 기분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들이 국내에만 투자해도 일자리 문제가 다 해결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혼인 박근혜 전대표를 비하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연합뉴스
박근혜측 "저급한 인신공격성 발언"
이 전시장의 "애를 낳아봐야..." 발언을 접한 박근혜 캠프는 강력 반발하는 분위기다.
박 전대표는 아직 공식적으로 대응을 하지 않는 분위기. 그러나 박 캠프의 한 관계자는 21일 "이는 박 전대표를 겨냥한 저급한 인신공격성 발언이자, 독신여성 전체를 모독하는 발언"이라며 "마침내 이 전시장의 수준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맹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시장이 이처럼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고 나선 것은 우리측이 후보 검증론을 제기하자 그가 내심 크게 당황해하고 있다는 반증에 다름아니다"라며 "이 전시장이 마침내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20일 대구시민회관에서 열린 `새 물결 희망연대' 창립대회 축사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국가지도자는 경제전문가가 아니라 경제지도자"라며 "레이건 대통령, 대처 총리가 경제전문가라서 미국경제, 영국경제를 살린 게 아니며 제 아버지 박정희(朴正熙)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국가지도자는 확고한 경제철학을 바탕으로 유능한 경제전문가들을 널리 구하고 등용해서 권한과 책임을 갖고 훌륭한 정책을 펼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경제전문가임을 자처하는 이 전시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원희룡 "군대 안간 이명박, 국방정책 어떻게 책임지겠나"
대선후보중 한명인 원희룡 의원도 이 전시장 발언을 맹공하고 나섰다.
원 의원은 21일 오전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선 이 전시장의 "애를 낳아봐야..." 발언에 대해 “애를 '낳아봤니 안 낳아봤니' 그러는데, 그렇다면 군대 안가 본 사람은 국방정책을 어떻게 책임지나?"며, 반대로 이 전시장의 병역 면제 사실을 상기시키며 직격탄을 날렸다.
원 의원은 이어 이 전시장의 경제발언과 관련, “같은 선상에서 ‘내가 당선되면 기업들이 투자하고 싶어질 것’이라든가 ‘내가 당선되면 일자리가 늘어난다’든가 하는 이런 주장을 보면 꼭 4년 전 노무현 후보의 공약이 연상된다”며 “노 대통령이 4년전 공약을 낼 때 구체적인 실현 방법이 전혀 제시하지 않았기에 그 이후 누구도 이것에 대한 책임추궁을 하지 않았다”며, 이 전시장 발언을 “선동"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이명박간 후보검증 논란과 관련, “‘지금 누가 먼저 머리 끄댕이 잡았냐’ 하는 싸움과 같다”면서 “서로 빰 한 대 때리는 장난으로 시작했다가 한대씩 두 대씩 더 때리는 아이싸움이 되고, 아이 싸움이 다시 어른 싸움 되고, 다시 동네 싸움되는 그야말로 가장 우려했던 최악의 싸움”이라고 양측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또 “이런 것을 부추기는 것이 인터넷 팬 카페라는데 그게 정말 팬 클럽으로서의 순수한 위치냐”며 “팬클럽들은 자기 주자들의 전위대나 홍위병 역할을 할 게 아니라 후보들에게 보다 더 쓴소리를 전달하고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풀뿌리 서민들의 의견을 못 듣는 것을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양측 지지자들에게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