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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여성대통령 불가론'에 대반격

함세웅의 "여성은 아직 안돼" 계기로 반격, 힐러리 출마에 고무

지난해 10월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역전 당해 '여성 디스카운트'에 부심해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진영이 함세웅 신부의 "여성은 아직 안돼"라는 문제 발언을 계기로 대대적 반격에 나섰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이혜훈 의원은 26일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여성 대통령 시기상조론'을 주장한 함세웅 신부 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의 발언을 질타하는 동시에, 이 전 시장을 겨냥해 '불도저 리더십 불가론'을 폈다.

함세웅 "여성은 아직 안된다... 盧는 끌어안고 가야"

이 의원은 글에서 "여자는 안된다? 십중팔구는 상투 틀고 앉아 암탉 운운하는 조선시대 얘기겠거니 할 게다”라며 “그런데 놀랍게도 이 시대를 대표하는 진보 지식인이라는 함세웅 신부가 던진 말”이라고 함 신부의 최근 발언을 질타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9일 신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함 신부가 연말 대선과 관련, “우리는 아직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제3의 인물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여성은 아직 안된다”고 ‘여성대통령 시기상조론’을 펴면서 시작됐다.

당시 함 신부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분노하는 부분이 있지만 가족 중 몸이 불편한 사람이 있다고 해서 내치지 않듯이 우리가 껴안고 가야 할 부분"이라며 "노대통령이 하는 일이 잘못된 것은 아닌데 품성이 그렇다. 품성이 그런 것은 어쩔 수 없지 않느냐. 대통령은 그 시대, 그 수준의 반영"이라고 노 대통령을 적극 옹호하기도 했다. 그는 또 "진보진영이 지금 흩어져 있지만 그때가 되면 힘이 모아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노골적인 정치발언을 한 것.

함 신부의 발언은 당시만 해도 크게 부각되지 않았으나, 지난 17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함 신부의 ‘여성대통령 시기상조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박 전대표가 “여성 비하 발언으로 우리나라 여성들이 마음에 상처를 입는 일이 생겨서는 안된다”며 “그 분이 큰 실수를 했다”고 불쾌한 반응을 나타내면서 부상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이혜훈 의원이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면서 본격적으로 쟁점화를 시도하고 나선 것.

지난 해 11월,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윤여준 전 한나라당 의원, 김지하 시인 등이 참여해 만든 중도 지식인 모임 '화해상생마당' 창립행사에 참석해 눈을 감고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는 함세웅 신부. ⓒ김동현 기자


이혜훈 의원, 함 신부를 '사이비 진보'로 규정

이 의원은 “진보-중도-보수를 판가름 하는 가장 보편적인 잣대 중의 하나가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시각”이라며 “통상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대해 열린 시각을 가지고 있으면 진보, 아니면 보수로 분류한다”며 “그런데 최근엔 부쩍 진보 인사를 자처해 온 사람들로부터 이런 류의 ‘여자 불가론’을 자주 듣게 된다”고, 함 신부를 '사이비 진보주의자'로 규정했다.

그는 “이념적 좌표와 정치적 노선이 자신들과는 다른 특정 후보를 좌초시키기 위해서라면 지금까지 진보의 전유물처럼, 신앙처럼, 신성불가침의 그 무엇처럼 떠받들던 페미니즘조차도 정면으로 부정하겠다는 것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고 거듭 함 신부를 비난했다.

이 의원은 또 “심지어 선거 때만 되면 능력과 자질은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여성후보 명단을 들이밀며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천해 달라고 생떼를 쓰던 일부 여성단체 사람들마저 요즘은 공공연하게 이 ‘여자 불가론’의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고 일부 여성단체를 비난하기도 했다.

이혜훈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추진력은 더 이상 미덕 안돼”

이 의원은 함 신부 비판에 그치지 않고, '블도저 리도십 불가론'을 펴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공격하고 나섰다. 이것이 글의 본론인 셈.

이 의원은 "21세기는 여성의 시대라는 미래학자들의 오래된 예언은 이미 입증되기 시작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여성 대통령’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기 때문"이라며 "독일의 앙겔라 마르켈, 핀란드의 타르냐 할로넨, 뉴질랜드의 헬렌 클라크, 칠레의 미첼 바첼렛, 아일랜드의 메리 메컬리스 대통령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프랑스에서는 세골렌 로아얄이 유력한 차기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해, 최근 힐러리의 대선 출마 선언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여성 대통령’이 꽃피는 이유는 21세기는 경제.사회 여건의 변화가 급속한 글로벌 경쟁시대이기 때문일 것”이라며 “변화와 적응과정에서 불가피한 다양한 집단 사이의 이해상충을 얼마나 빨리, 얼마나 효과적으로 조정하느냐가 이제는 생존의 관건인 반면에, 지시와 통제 일변도의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리더십, 건설공사하듯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추진력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니라 오히려 생존에 필수적인 ‘변화’의 걸림돌이 되어 버렸다”고 노골적으로 이 전시장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이명박 지지율이 역전된 북한 핵실험을 거론하며 “북핵 국면에서도 마찬가지로, 지시와 통제 일변도의 권위적 리더십은 오히려 막가파를 벼랑 끝으로 내몰아 파국으로 치닫기 십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불도저식 리더십은 과거 정부주도형 개발경제 시대에나 걸맞을 뿐”이라며 “지금은 시장의 공정성은 확실히 지키되 경제의 주역인 기업, 세계무대에서 일류인 기업이 자유롭게 뛸 수 있도록 족쇄를 풀어주어야만 경제가 살아나는 시대”라고 박근혜 대망론을 폈다. 그는 “영국 경제를 살린 대처, 미국 경제를 살린 클린턴 둘 다 경제학 전공도 아니고 CEO 경력도 없었다”며 “오직 확고한 원칙으로 경제를 살렸다”고 거듭 이 전 시장을 비판하며 박근혜 대망론을 펴는 것으로 글을 끝맺었다.

힐러리 출마선언 계기로 반전 나서

박근혜계인 이 의원의 글은 단순히 함세웅 신부 발언에 대한 반박 이상의 성격을 넘어서, 그동안 박 전대표의 최대 아킬레스로 지적돼온 '여성대통령 불가론'에 대한 박근혜 진영의 적극적 반격 성격이 짙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박근혜 캠프는 특히 최근 힐러리 상원의원의 2008 대선출마 선언이 '여성대통령 불가론'을 깰 수 있는 절대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세계언론의 관심이 힐러리 의원에게 쏠리면서 아직도 남성중심적 사고가 지배하는 국내 분위기도 변화하지 않겠냐고 기대하는 것.

그러나 이 의원 글에 대한 한 댓글에서 "박근혜 전대표의 저조한 지지율은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라, 인혁당 사법살인에 대해 침묵하는 등 박 전대표 자신의 책임도 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데서도 알 수 있듯, 박 전대표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지도자다운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많아 향후 박 전대표의 대응이 주목된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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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3 2
    사이비좌파이다

    명동성당 신도들이 친북좌파 신부들
    을 천주교에서 제명해야 한다고 농성을 하였다는 기사를 보았다.
    친북좌파 신부들은 사사건건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고 주한미군철수등을
    부르짖고 있는 골수 친북좌파들로서 영원히 추방 시켜야한다.

  • 3 2
    전문가

    신부란 넘이 본말이 전도된 말을 내밷다니..
    함세웅 웃기는 넘일세
    진보와 개혁을 자칭하는 골수좌파 아닌가. 그런 넘이면 여성 대통령이 왜 문제인가.
    지들이 비난하는 보수 꼴통 사고일세...
    줄기세포도 마찬가지다. 미국처럼 진보라면 당근 허용해야하고 보수라면 반대해야 정
    체성에 맞는 태도다.
    민족주의도 그렇다. 진보라면 민족주의보다 코스모폴리탄이 더 어울린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얼치기 좌파 넘들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다.
    지 꼴리는대로다.
    여성대통령보다 박근혜가 밉고 줄기세포보다 연구를 주도하는 병원이나 기업이 기득권이라 싫고 민족주의는 포퓰리스틱하게 인기를 끌 수 있는 발언인 것이 이유 아닌가.
    함세웅 당신에게 특별히 더 하고 싶은 말은 설령 당신 주장 중 옳은 것이 있다 하더라도 성직자답게 목적보다 수단도 중시해주기 바란다.
    당신은 영락없이 하느님 팔아먹는 고등 깡패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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