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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 "박근혜, 인혁당 유족에게 사과하라"

"인혁당 같은 '아버지 잘못' 인정하고 유감 표명해야"

과거사진상규명위원 중 일인인 손호철 서강대 교수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 법원에서 '사법살인'으로 판결난 인혁당 사건에 대해 박 전대표의 입장 표명 및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손 교수는 29일 <한국일보>에 기고한 '아버지를 넘어서'란 기명칼럼을 통해 인혁당 사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 한나라당과 대조적으로 박 전대표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점을 지적한 뒤, "박 전 대표는 이 사건의 장본인인 박 전 대통령과의 특수한 관계라는 면 때문만이 아니라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큰 한나라당의 유력 대권주자라는 점에서 판결에 대한 그의 입장은 중요하다"며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실망스럽게 대응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손 교수는 "법원이 이번 사건의 재심을 허용해 무죄판결을 내리게 되는 데에는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가 자체 조사를 통해 이 사건이 고문을 통해 조작된 것이라고 발표한 것이 큰 힘이 됐다"며 "그러나 이 같은 국정원의 발표에 대해 박 전 대표는 당대표 시절 '증거는 없지만 정황이 그렇다는 식'의 발표로 '한마디로 가치가 없는 것이며 모함'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또 '코드 맞는 사람들끼리 우리 역사를 왜곡해 함부로 발표하는 것 자체가 과거사가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까지 했다"고 4년전 진상규명위원회 발표 당시 박 전대표 발언을 상기시켰다.

손 교수는 "이 발언은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인 것으로 위원회 발표로 마음의 위안을 받고 있던 유가족들의 가슴에 다시 못을 박는 결과를 가져왔다. 따라서 법원의 무죄판결이 나자 유가족들은 박 전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며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측근을 통해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딸에게 책임을 물리냐'며 불쾌감을 표시하며 대응을 피하다 기자들의 집요한 질문에 '법원이 결정한 거 아니에요'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언론은 전하고 있다"고 박 전대표의 반응을 비판했다.

손 교수는 이어 박 전대표에 대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인명진 윤리위원장의 입장 표명 요구를 소개한 뒤, "홍 의원과 인 목사의 지적 속에 이미 답은 나와 있다. 박 전 대표가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정치인으로 발전하고 대통령이 되어 이 나라를 다스리고자 한다면 아버지를 넘어서 인혁당과 같은 아버지의 잘못은 과감하게 인정하고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며 "또 아버지에 대한 지나친 애정과 집착에서 생겨난 모함 발언에 대해서도 유족에게 사과하고 똑같은 잘못을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박 전대표에게 사과를 촉구했다.

끊임없이 인혁당 사건에 대한 입장 표명을 압박받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연합뉴스


손 교수 같은 진보진영 인사뿐 아니라, 보수진영내에서도 "박 전대표가 대선에 출마하겠다면 언제인가는 입장을 표명할 수밖에 없는 인혁당 문제에 대해 왜 발뺌으로 일관하는 지 모르겠다"며 "인혁당 피해자 유족을 찾아가 사과하는 등 깨끗이 털고 넘어가야 도리어 박 전대표 지지율도 높아지지 않겠나"고 말하는 목소리가 높아 향후 박 전대표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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