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최경환 연일 '경기낙관론', 시장은 냉소
최악의 '중국발 쇼크'까지 겹쳐 경제 현장은 쑥대밭
한은은 지난해 10월에 올해 성장률을 3.9%로 높게 잡았다가 지난 1월 3.4%로 낮춘 데 이어, 지난 4월 3.1%로 낮추더니 이번에는 아예 2%대로 내려 잡은 것.
이는 당초 한은의 전망치보다는 무려 1.1%포인트나 낮춘 것이어서, 그동안 아무리 국내외적 경제변수가 많이 생겼다 할지라도 한은의 경기전망 능력 자체에 대한 불신이 증폭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같이 전망치를 낮추면서 "수출이 부진하고 메르스 사태와 가뭄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낮은 0.4% 정도로 추정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3분기 이후에는 지난 분기의 일시적 충격에 따른 영향이 줄어들면서 완만하지만 다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경기를 낙관했다.
이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전날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세계경제 회복세가 미약한 상황에서 최근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지연과 중국 증시 불안 등의 요인으로 대외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면서도 "지난 위기 극복과정에서 우리 경제의 기초 여건과 리스크 관리 능력이 한층 강화된 만큼 이런 대외 리스크 요인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로서는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 하는 발언이다.
그러나 이달 들어 그리스 디폴트에 이어 중국증시 폭락 사태 등 해외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시장에서 이 총재나 최 부총리의 낙관론을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드물다. 시장 불안심리를 잠재우기 위한 발언일 수도 있으나,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위기상황과 너무 동떨어진 발언이기 때문이다.
한 예로 최근 창원 기업인들을 상대로 실시한 체감경기조사에서는 "3분기에 창원공단이 조성된 이래 최악의 위기가 우려된다"고 비명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다른 지역들의 경우도 대동소이하다.
특히 중국증시 폭락은 시장 일각에서 '2008년 미국발 세계금융위기' 못지 않은 충격을 세계경제에 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중국시장 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경제에는 금융-실물경제 모든 면에서 2008년보다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국제시장에서는 중국증시 폭락으로 중국증시에서만 8일 현재 4조1천억원달러(우리돈 4천650조원)의 시가총액이 공중으로 사라진 것을 필두로 중국채권 매도세가 확산되고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는가 하면, 중국경기 급랭 우려로 국제원자재값이 연일 폭락하면서 호주, 중동, 중남미 등 원자재수출국들도 휘청대는 등 충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997년 IMF사태때도 당시 강경식 경제팀은 '펀더맨탈 튼튼론'을 외치다가 국가부도 사태를 맞은 바 있다. 그후 강경식 경제팀은 "국제상황이 바뀐 줄 몰랐다"는 군색한 해명을 했었다.
지금도 최경환 부총리, 이주열 총재는 펀더맨탈이 튼튼하다는 낙관론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면서 내놓는 대책은 추경 등 나랏돈 풀기와 기준금리 인하 등, 경제에 마약과 같은 미봉책 뿐이다.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외국의 시선이 나날이 싸늘해지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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