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을 "소심한 기회주의자"라고 맹비난했던 한나라당이 이번에는 "고매한 인격의 학자"라고 추겨세우며 정 전총장이 열린우리당과 연대하지 말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정 전총장의 존재가 적잖은 신경쓰인다는 증거에 다름아니다.

박영규 한나라당 수석부대변인은 3일 배기선 열린우리당 의원이 전날 정 전총장을 "잠재적 가능성이 높은 분"이라며 영입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정 전 총장이 그렇게 탐나면 판이라도 그럴듯하게 만들어 놓고 손짓을 해야 한다"며 "김근태, 정동영 등 기존 주자들이 당의 기득권을 꽉 거머쥐고 있기 때문에 정 전 총장이 열린우리당에 들어와 봐야 들러리밖에 되지 않을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박 부대변인은 "이러한 상황에서 자꾸 손짓을 하는 것은 정치도의에 어긋난 것이며, 고매한 인품을 가진 학자 한 분을 망가뜨리는 것으로 시민사회에 큰 손실을 초래하는 반사회적 행위"라며 "열린우리당은 부질없는 대선 주자 부양을 즉각 중단하고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한 경기 부양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