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19세 노동자의 모친은 31일 "아무도 도와주려 하지 않고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고 절규했다.

심상정 대표, 노회찬 원내대표 등 정의당은 이날 정치권에서는 가장 먼저 구의역 사고 현장을 방문한 뒤 시신이 안치된 건국대 영안실을 찾아 가족들을 위로했다.

모친은 "우리 아이가 저 밑에 냉장실에 누워있는데 마음대로 슬퍼하지도 못한다. 언론에서는 이상한 소리만 한다"며 "우리 아이가 억울해서 장례도 치르지 못한다. 와서 한다는 말이 '책임이 없다, 잘못이 없다'고 한다. 아이 혼자서 했다고 한다. 너무 억울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모친은 "다른 거 필요없다. 우리 애가 말을 못하니 엄마가 이거는 해줘야 한다"며 "이번에는 그냥 지나가면 안된다. 아이들 누가 또 지하철에서 죽을지 모른다. 제대로 다른 사람들이 반드시 사과하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부친도 "경찰서 가서 가방을 열었는데 컵라면이 있더라. 그걸 못먹고...너무 억울하다. 이런 일이 정말 두 번 다시 없어야 한다"며 울분을 토했다.

심상정 대표는 이에 "만약 서울메트로에서 유가족들에게 '잘못이 없다'는 정신나간 소리를 했다면 유가족들과 피해자를 두 번 죽인 것"이라며 "이번에는 막을 수 있었던 일을 막지 않아서 생긴 사고이기 때문에 분명히 사회적 타살이고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답했다.

심 대표는 "위험의 외주화에 대해 위험을 경고해왔는데 안전과 관련된 작업자들은 정규직이 책임지고 원청이 하도록 19대 국회에서 발의했는데 안됐다"며 "마침 원내 4당 대표가 왔다가니까 비통한 죽음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위험한 작업의 작업자를 정규직화하고 원청이 책임지도록 하는 것을 법제화하자고 제안하겠다"고 약속했다.

구의역 참사 현장에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정진석 원내대표 등도 찾았다.

김종인 대표는 "이번 사고가 처음도 아니고 3번째 난 사고인데 그동안 이런 사고를 대비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지나치게 경비절감이란 측면만 고려하다 보니 인명에 대한 문제를 고려치 않은 것"이라며 서울메트로를 질타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런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게 우리가 납득이 안가는데 자식 잃은 부모가 납득이 가겠냐"며 "감독이 소홀했다고 솔직히 인정하는 것은 좋지만 이 정도 사과로 가족들이 납득하겠나? 설사 가족들이 납득을 해도 서울시민이, 국민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수영 서울메트로 안전관리본부장은 이에 대해 "이번 사고는 승강장 안전문 유지보수 업체의 관리감독을 소솔히한 서울메트로의 책임"이라며 "당연히 인재라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서울메트로가 유가족을 찾아가 '규정을 지키지 않은 작업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한 데 대해선 "처음 사과 관련 브리핑에서 여러가지 얘기를 하면서 현장에서 2인1조 문제를 얘기했는데 그게 좀 너무 확대 보도되다보니 주원인인것처럼 나왔는데 실제론 저희의 관리 부실을 인정했다"며 "아직 확인을 못했는데 조사해서 확실히 책임을 묻겠다"고 파문 진화에 부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