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추천 강동순(62) 방송위원이 호남 비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자리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최측근 유승민 의원도 배석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이 자리에는 KBS 중견간부 등도 합석해 한나라당 집권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 전망이다.
6일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강동순 위원은 지난해 11월 9일 서울 여의도 일식집 ‘유메’에서 신현덕 전 경인TV 공동대표와 KBS Y부장, 외주제작업체 J대표, 그리고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 등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앞서 일주일전 백성학 영안모자회장을 '미국 스파이'라고 주장해 파문을 빚어 경인TV 대표직에서 물러난 신현덕 전대표는 술자리 대화내용을 비밀리에 녹음해 풀었고, 그 내용은 A4 분량 68쪽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순 “한나라당 집권은 우리 일”
녹취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이 “우리는 한 배”라며 한나라당의 대선 승리를 돕자고 입을 모으자, 강동순 위원은 “한 배가 아니라 우리 일”이라며 “도와준다는 거는 남의 일이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유승민 의원에게 “나는 한나라당 의원님들보다도 더 강성이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생리에 맞지 않는다”며 “우리 자식들이 이 땅에서 밥 먹고 살려면 이 좌파들 몰아내지 않으면 우리가 못 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에서 방송에 좀 관심을 가져달라. 왜냐하면 김대업 사건 같은 거 또 일어나면 이걸 뭐 확인할 시간도 없고 재판으로 하면 버스 떠난 다음에 손드는 거”라며 “방송이 아직도 영향력이 막강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외주제작업체 J대표가 이에 “(지난 대선때 노무현 후보가) 까만 바탕에 아침이슬 부른 것 때문에 한 몇 백만표 봤다”고 말하자, KBS Y부장은 "전략 면에서는 (기자를) 쓰되 전술면에서는 PD를 써야 된다"고 언론 활용 방법을 조언하기도 했다.
강 위원은 이에 “(그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지난 번에 (대선 패배의)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정말로 선거 전략상의 아마추어가 봐도 말도 안되는 전략, 홍보전략 (때문)”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정말로 방송이 중요한데 너무 소홀히 하고 있다. (방송 보도) 모니터팀을 운영해야 한다”며 “이제 우리가 정권을 찾아오면 방송계는 하얀 백지에다 새로 그려야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KBS Y부장은 “아까 (강동순) 위원님 말씀하신 모니터링이라고 하는 게 사전에 방송내용을 가지고 이게 허위 내지는 어디 상당히 편향돼 있는 거를 방송을 하면 그걸 계속 지적하는 시스템을 갖춰나야 박 대표(박근혜)가 됐든 이명박 전 시장이 됐든 걔네들(여권)이 터뜨리는 것이 방송에서 그걸 채택 못하게 그런 풍토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외주제작업체 J대표도 “우리 박 대표가 되든 이명박이 되든 일단은 우파가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동순 방송위원(왼쪽)이 지난해 7월 방송위 노조의 취임반대 시위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대승적으로 도와달라”
이에 유 의원은 “대승적으로 내년에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강 위원은 이에 유 의원에게 “정기적으로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조찬을 하더라도 서로 만나서, 당에서도 해달라고 하면 우리도 그걸 받아서 해야 하고, 우리 애로점이 있으면 당에서 이해도 해주시고 지원도 해줘야 한다”고 정례모임을 주문했다. 그는 또 “방송이 아직도 영향력이 막강하다. 방송위원들도 전육 위원이나 제가 노력을 하는데 모니터 그룹이 없다”며 “우익 시민단체에 모니터하는 팀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방송위 결정에 대해) 우익 시민단체에서 시위를 해야 된다. 좌파들의 끈기 있는 투쟁을 우리가 해야 된다”며 “목동 방송회관에 와서 ‘이렇게 하려면 방송위 문 닫아라’ 하고 시위를 해줘야 한다. 그러면 <조선>, <동아>에서 기사화한다”고 구체적인 방송위 콘트롤 요령을 조언하기도 했다.
강 위원은 또 “지금 최문순(MBC사장)이나 정연주(KBS사장)나 이거 껍데기야. 아무 힘도 못 쓴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노조가 막강하다. 내년 대선 때 노조가 제대로 들어서면 반은 정연주를 견제할 수 있다”며 “지금 KBS 노조가 매우 중요하다. 국회의원 몇 분 당선되는 것보다 KBS 노조가. 걔네들은 쌍권총이다. 채널이 두개고 그러면 뉴스가 두 개”라고 말했다.
강동순 "후배들과의 사적 모임일뿐"
강 위원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이날 자리는 후배들과의 모임이다. 신현덕 전 사장이 고등학교(경복고) 후배이다. KBS에 있을 때 후배들과의 모임”이라며 “이 날 참석한 유승민 의원이 아는 후배도 있다. 사적이고 개인적인 의견이다. 사적 의견과 공적 행위는 구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방송위원으로서의 정치 중립 지적은) 일리가 있다”며 “그러나 전체적 맥락을 봐야 한다. 나는 야당도 문제의식을 갖고 잘못된 방송 보도에 대해서는 문제제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야기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김대업 사건처럼 잘못된 보도가 나올 때는 야당도 문제제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