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 주도권을 놓고 노무현 대통령과 갈등 양상을 빚고 있는 김대중 전대통령이 2일 노무현 정권의 국정 실패로 국민이 지지를 철회했다고 말해, 양측간 신경전이 강도를 높여가는 양상이다.

김 전대통령은 2일 4.25 재보선에서 당선된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의 동교동 자태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심 대표의 당선을 축하한 뒤, 심 대표가 향후 국중당 진로와 관련해 "유권자에게 약속했던 대로 독자적으로 정치세력화를 이룩할 계획"이라고 말하자 김 전 대통령은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의 뜻"이라며 "국민이 바라는 대로 결정해나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국민이 바라는 것은 양당제도일 것이다.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는 금년 후반기에 가면 양당대결로 압축될 것"이라며 범여권 통합의 당위성을 강조한 뒤 "국민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국민으로부터 따가운 심판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곧이어 "국민은 위대하다. 지난번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했을 때 국민은 이에 저항했었다. 진보세력이 탄압을 받을 때는 국민이 지지를 보냈지만 그들이 국정을 잘못 이끌자 지금은 지지를 철회한 것도 마찬가지"라고 노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김 전 대통령은 "지금 혼란을 거듭하는 정치에 대해 국민은 상당히 걱정하고 주의깊게 바라보고 있다"며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정치인들이 깊이 생각해야 될 것"이라고 거듭 범여권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