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친북좌파’ 발언에 대해 민주신당 대선주자들이 전형적 색깔공세라고 융단포화를 퍼부었다.

손학규 민주신당 예비후보는 30일 국민일보 메트로홀에서 열린 대통합추진모임 축사에서 “오늘 아침 신문에서 (이명박 발언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크게 경악했다”며 “우리가 어느새 친북좌파, 빨갱이가 됐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어떻게 대통령 되겠다고 하는 사람이 외국 대사한테 비굴한 자세로 ‘누가 대통령이 되겠습니까?’미국의 입장은 어떻습니까?‘라고 말하냐”며 “한국전쟁 당시 미국의 눈치를 봐가면서 정권을 만들던 그때로 돌아가자는 얘기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개혁세력, 선진평화세력을 친북좌파로 모는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남북관계는 더욱 경색되고 6자회담은 깨지고 북한은 핵개발을 계속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라도 대선에서 냉전세력.전쟁세력을 물리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후보도 이날 충북도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후보가 경제만 산업화시대로 회귀하려는 것이 아니라 외교.안보마저 과거로 회귀하려하고 있고 자신을 반대하면 모두 친북좌파로 내모는 수구적 발상을 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되고 싶어 미국 강경파의 환심을 사고 싶다면 친미(親美)가 무조건 좋다고 선언하라"고 질타했다.

김두관 후보측 정현태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70년대식 경제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70년대식 안보마인드밖에는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한다”며 “다른 나라 대사를 만나 자기 나라의 외교정책이 잘못됐다고 일러바치는 것은 민족 자존심과 긍지마저도 내버리는 가련한 사대주의자의 모습”이라고 질타했다.

김종률 민주신당 원내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단히 실망스럽고 한심한 수준의 인식”이라며 “남북화해협력노선을 친북좌파 노선으로 단정하면서 시대착오적 색깔논쟁 다시 불러일으키자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여전히 상호주의나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냉전수구저인 태도 갖고 있는 한,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북은 절대 핵을 포기 안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의 최대 걸림돌은 한나라당”이라고 말했다.

김형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열린우리당을 향해선 “요즘 중도를 표방하며, 왼손으로는 밥숟가락도 들지 않으려 하는 여권에 친북좌파라 했으니 얼마나 화가 나겠는가”라고 꼬집은 뒤,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도 “이명박 후보는 친북이라는 매카시즘적 용어를 동원하여 엉뚱한 색깔논쟁으로 몰아가지 말고, 이번 대선이 진짜 좌파와 우파의 대결, 진보와 보수의 대결이 될 수 있도록 하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