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 이명박만 안 찍으면 모든 게 해결되나. 자꾸 전략적 투표 운운하는데 진짜 광주가 밀어주면 이명박 대통령 안 시킬 자신 있나. 이 판국에 광주의 선택이 뭐가 중요한가. 입만 열면 '광주' '광주' 하는데 진짜 대안을 보여주고 찍어달라고 호소해야 맞지 않나."
"광주가 이명박 안 찍으면 대통령될 자신 있나"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의 최대 승부처인 광주. 신당은 1997년과 2002년 두 차례 대선에서 김대중, 노무현 후보에게 몰표를 줬던 광주에서의 경선 흥행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지금 광주는 조용했다. 오는 29일 광주.전남 경선을 앞둔 27~28일 만난 광주시민들 중 당일 열린 신당의 합동연설회 개최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었다. 29일 경선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었다. 설령 안다해도 반응은 복잡했다.
광천동 여객터미널에서 천안행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박성호(45)씨는 12월 대선에 대해 묻자 대뜸 "또 선거철이 왔나보다. 5년 내내 조용하다가 대선만 하면 그놈의 '광주는 달라야 한다'는 말을 지겹게 듣게 된다"며 신당 후보들이 호소하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표현 자체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는 "나처럼 타지에 사는 사람들은 술자리에서 제일 자주 듣는 말이 '호남이 밀어서 두 번이나 대통령 뽑아놨는데 바뀐 게 하나도 없다'는 말이다"라며 "이렇게 된 마당에 솔직히 관심도 없고 호남의 선택이니 뭐니 하는 정치인들 얼굴도 보기 싫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두 번의 '성공적'인 선거가 남긴 상처가 크다"고도 했다.
터미널에서 만난 은행원 한모(37)씨는 "표 찍는 걸 떠나서 솔직히 까놓고 말해보자. 광주가 이명박만 안 찍으면 모든 게 해결되나. 자꾸 전략적 투표 운운하는데 진짜 광주가 밀어주면 이명박 대통령 안 시킬 자신 있나"라며 "이 판국에 광주의 선택이 뭐가 중요한가. 입만 열면 '광주' '광주' 하는데 진짜 대안을 보여주고 찍어달라고 호소하는 게 맞다"고 신당후보들을 꼬집었다.
그는 "신당 경선에 관심이 없는 이유가 뭐겠나. 세 명 중 누구를 찍어도 대선에서 볼짱 다 봤다고 생각들 해서 그런 거 아닌가"라며 "어차피 이명박한테 깨질 후보를 뭣허러 발품 팔아가며 뽑아야 하냐"라고 반문했다.
광주공항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모(51)씨는 "안 그래도 한나라당한테 따따블 스코어로 밀리는데 동원선거다 뭐다 해서 시끄러워지면서 지역 사람들의 관심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며 "어차피 선택은 뻔하지만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경선이나 대선에 참여하려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20대 한나라당 지지율 28%, 1위 차지
무관심을 넘어선 민심 이반은 젊은층들 사이에서 한층 뚜렷했다.
9월 들어 지역언론 <광주드림>과 <무등일보>의 여론조사를 보면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여전히 10%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광주드림>의 9월 21일자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15.9%로 나왔고 이명박 후보는 26.1%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무등일보>의 9월 5일 여론조사에서도 한나라당 지지율은 16.7%를 기록했다. 특히 20대의 한나라당 지지율은 28.3%로 신당이나 민주당보다 높았다.
이명박 후보나 한나라당 지지율을 '일시적 현상'으로 여겼던 여권과 정치학자들의 분석이 보기 좋게 빗나간 셈.
한나라당으로 쏠리는 광주지역의 '민심이반'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지역언론의 여론조사에서 광주지역 젊은이들은 한나라당을 지지율1위 정당으로 꼽았다. 사진은 젊은이들이 북적이는 충장로 거리.ⓒ최병성 기자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충장로에서 만난 한경석(26)씨는 "이번 선거에서 이명박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선택의 이유를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사실로 밝혀진 것이 하나도 없고 게다가 저쪽에서 나온 후보들 중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대 유흥가 상무지구에서 만난 유모(27)씨도 "투표를 하러 갈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한다면 이명박씨를 지지한다"며 "대운하는 맘에 들지 않지만 다른 후보들보다 경제정책에서 뚜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명박은 안되지만 대항마는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의 최종 선택은 '반한나라당'일 것이라는 생각이 여전히 다수 광주시민들 사이에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었다.
반세기 넘게 광주 최대 재래상권을 유지해 온 양동시장의 이불가게에서 만난 40대 여성 상인 세 명은 이구동성으로 "아무리 이번엔 경제가 중요하다지만 그래도 이명박은 안 찍을 것"이라며 "선거를 안하면 안했지 한나라당을 어떻게 찍나"라고 말했다.
이들은 재래시장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대선후보들 중에 재래시장 안 살리겠다는 사람이 없고 경제 죽이겠다는 사람 없다"며 "이명박이라고 무슨 특출난 능력이 있어서 경제를 살리나. 이명박에게 우리 같은 서민들이 눈에 들어오기나 하겠나"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막말로 지금처럼 살기 어려운 판에 먹고 체해도 일단 먹어야 산다면서 이명박에게 기대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면서도 "여전히 이 지역정서는 비슷하면 우리편 밀어주자다"라고 말했다.
청과상을 운영하는 김모(45)씨도 "신문을 아무리 뚫어지게 쳐다봐도 이명박이 서민을 위한 무슨 경제정책을 내놓았는지 모르겠다"며 "이번에 한나라당이 집권해서 정말 잘하면 5년 뒤에는 모를까 이번에도 호남의 선택은 민주당이나 민주신당이다"라고 단언했다.
양동시장 상인들은 민주신당 경선에도 적잖은 관심을 보였다. 추석연휴 기간 민주신당 대선 후보들이 저마다 양동시장을 들러 지지를 호소한 영향이 큰 듯 했다. 한 상인은 "전북은 고향이라 똘똘 뭉칠 테고 광주도 호남출신인 정동영 후보를 밀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상인은 "손학규 후보가 이틀간 다른 데도 갔다오고 하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늘었지만 그래도 광주에서는 손학규를 지지하는 분위기가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명박 후보의 독주에 대해선 "대안이 없어서 걱정이다"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한숨을 짓는 상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광주 최대 재래상권인 양동시장 상인들은 한나라당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면서도 범여권의 대항마 부재를 우려했다.ⓒ최병성 기자 "후보단일화 못하면 대선 하나마나"
이들 대다수는 이명박 후보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범여권 후보단일화를 꼽았다.
양동시장에서 가업을 이어 60년째 솜집을 운영하는 유용태(58)씨는 민주신당과 민주당을 아우르는 후보단일화가 대선승리의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동영, 이해찬, 손학규 누구 돼도 똑같다. 누가 되든 민주당과 대통합을 이룰 적임자여야 한다"며 "반한나라당 전선에 다 묶지않고서는 절대 본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2002년과는 많이 다르다. 민주당 시절에는 내가 상인들 수십명 데리고 (경선) 투표하러 갔는데 지금은 주변에 신당의 선거인단 한다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상인들 사이에서도 경선 얘기는 화제에 오르지도 않는다"며 "호남은 민주당 표가 여전히 많다. 민주당과 따로 해서는 대선은 해 볼 필요도 없다"고 후보단일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광주의 신당 관계자도 "후보단일화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높다. 경선에 관한 문의는 시원찮지만 현장을 돌아다니면 단일화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이 가장 많다"며 "아직도 호남민심은 민주신당과 민주당이 힘을 합하고 이를 기반으로 외연을 넓히면 한나라당과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다"라고 지역민심을 전했다. 그는 "결국 호남민심은 대통합민주신당의 출범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듯이 후보단일화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누가 대선 후보로 나서든 후보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가장 빠른 속도로 분열되는 곳이 광주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광주역에서 만난 택시기사 장경호(38)씨의 말은 2007년 대선을 앞둔 광주 고민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
"솔직히 말하자. 그때 광주 몰표가 전략적 투표였나. 97년에 김대중 찍은 게, 2002년에 정동영, 이인제 말고 노무현 찍은 게? 김대중은 당연히 찍은 거고 노무현도 동교동 보고 찍은 거 아니냐. 자꾸 그런 식으로 광주 몰고 가지 마라. 여기 사람들만 피곤해진다. 광주가, 호남이 선택해서 대통령이 된 게 아니라 그들이 광주와 호남의 민심을 얻어갔을 뿐이다."
적자경제 시작과 국가부도를 재발을 막으려면 무능한 한나라당이 다시 정권잡으면 안됩니다. 중국의 등소평은 후임에게 엄청난 현금과 흑자경제를 물려주어 부국강병의 기초를 닦았지만 박통부터 영삼이까지 적자경제로 국고가 텅비어 국가부도나 냈지요. 김대중의 10년 흑자로 세계4위의 국고와 최첨단 군사력을 갖춰가고 있는데 그런 부국강병기조가 중단되면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