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총재 "경제 언제 회복될지 몰라"
"마이너스성장 가능성 매우 높아" "부동산 등 계속 침체"
"올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매우 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마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금융과 실물이 영향을 주고받는 상황이고 전세계적으로 금융시장이 연결돼 있어 확실하게 얘기를 드리기는 어렵다. 수출 의존이 높고 일부 업종 또는 제품에 집중돼 있기에 우리 경제가 매우 어려운 것은 객관적으로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IMF가 전망한 내년 4%대의 V자형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인 셈.
이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과 관련해서도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이미 작년 4분기 경제활동 수준이 워낙 크게 위축됐기 때문에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할 수 있다"며 마이너스 성장을 기정사실화한 뒤, "그러나 한은이 숫자를 공식적으로 공표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고 있으며 당초 계획대로 4월에는 숫자를 한 번 발표할 생각"이라며 종전의 전망치 2%를 당장 수정할 생각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의 `-2%' 전망에 대해선 "`-2%'가 달성 가능한지 아닌지의 관점에서는 보고 싶지 않다. 근래 와서 올해 경제전망이 플러스는 거의 없고 마이너스 쪽인데 마이너스 1%냐 2%냐 그 숫자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추가 금리인하에는 부정적
이 총재는 추가 금리인하와 관련해선 "기준금리가 지난 10월부터 시작해 5.25%에서 2.0%로 3.25%포인트 내려왔고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인하됐다"며 "비교적 짧은 기간에 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통화정책이 금융시장 상황에 어떻게 반응을 보이느냐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금리조정 여부는 여전히 열려 있으나 속도를 봐가면서 검토를 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말을 할 수 있다"고 말해, 추가금리 인하에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이어 "원래 금융이 잘 돌아갈 때에는 금리조절을 중시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에는 다른 양적인 수단도 쓴다"면서 "최근 증권회사에 환매조건부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한다든가, 국채 단순매입에 나서는 것은 단순한 금리정책과는 다른 통화정책 수단"이라고 말해 금리 대신 유동성 공급을 통해 금융시장 불안을 관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러나 기업들이 요구하는 기업어음 매입 요구 등에 대해선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매입은 내부적으로 가능성을 검토해보고 있지만 지금 당장 매입할 계획은 없다"고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부동산 등 자산 계속 침체할 것"
이 총재는 초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함정 위험에 대해선 "우리의 경제상황과 유동성 흐름 등으로 봐서는 아직 유동성 함정을 크게 걱정해야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다만, 워낙 금리가 빨리 내려갔고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워낙 크기 때문에 실물 쪽이나 금융 쪽에 나타나는 징후들을 아주 관심을 두고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강남의 부동산값 상승 조짐과 관련해선 "아주 제한된 지역에서 부동산시장 흐름이 약간 다른 모습을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부동산 쪽에 큰 변화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당분간 금융완화 정책이 자산 쪽에 어떤 불안이나 문제를 일으킬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며 부동산-주식 등 자산가격 반등에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한은법 개정과 관련해선 "제도가 운영된지 10년 정도 됐고 금융위기를 수습하는 데 필요로 한 상황이어서 어느 정도 손질이 필요하다"고 말해, 한은법 개정에 부정적인 윤증현 재정부장관과 충돌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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