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철 해외여행객 수 및 여행객당 여행경비 증가로 지난 7월 서비스 부문 무역수지가 전년보다 22%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는 10월에는 최장 열흘간 징검다리 추석연휴가 끼어 있으며 이미 해외항공편 등이 매진된 것으로 알려져, 올해 무역수지 적자가 급증하면서 한국은행 우려대로 올해 경상수지가 IMF사태후 최초로 적자로 반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일반여행 수지 8억5천만달러 적자
14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7월 서비스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여행서비스 수지 적자폭은 작년 같은 기간 기록했던 10억1천만달러보다 2억3천만달러 늘어난 12억4천만달러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반 여행서비스 부분에서 수입액(국내여행객의 해외여행)은 10.7% 늘어난 12억7천2백달러를 기록한 반면 수출액(해외여행객의 국내여행)은 6.8% 줄어 4억2천60달러를 기록해 일반여행 수지의 경우 8억5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유학.연수 수지도 3억8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일반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급증한 것은 여름 휴가철 해외여행객이 몰린 데다 내국인 해외여행자와 국내를 방문한 외국인간 지출액 차이가 확대됐기 때문으로, 총 서비스 무역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여행수지 적자가 대폭 확대됨에 따라 서비스부문 무역수지도 크게 악화됐다.
해외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는 인천 국제공항. ⓒ연합뉴스
해외 나간 국민들 씀씀이도 커
해외에 나간 우리 국민들의 씀씀이도 컸다. 이 기간 내국인 해외여행객은 1인당 1천1백58달러를 쓴 반면 국내 방문 외국인은 8백44달러 사용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여행서비스 수지 적자 규모가 늘어나면서 전체 서비스 수지도 적자폭이 확대돼 7개월 연속으로 10억달러대 적자를 기록했다. 7월 중 서비스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3% 증가한 40억달러였고 수입은 14.3% 늘어난 57억5천만달러에 달해 수지는 17억4천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이같은 7월 서비스 무역수지 적자폭은 지난 6월 11억8천만달러나 작년 같은 달 14억7천만달러에 비해서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여행서비스를 제외한 나머지 부문도 운수서비스 수출이 20억9천만달러로 7.4%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수입은 19억1천만달러로 10.1% 증가해 흑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천만달러 축소된 1억8천만달러에 그쳤다.
단 무역중개, 운용리스, 법률.회계, 경영컨설팅, 연구개발 등 사업서비스 적자는 5억5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 6억6천만달러에 비해 1억1천만달러 감소했다.기술용역 및 특허권 등 사용료서비스의 경우 수출은 5천만달러, 수입은 2억5천만달러로 적자규모가 지난해 7월보다 8천만달러 증가한 2억1천만달러로 집계됐다.
건설, 통신, 금융, 보험, 개인.문화.오락 등 기타 서비스 수지는 6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문화.오락 분야의 경우 영화.TV.라디오 등의 방영권 수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적자폭이 작년 7월 2백70만달러에서 올해 7월 6백30만달러로 늘어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얼마 전 이성태 총재가 올해 경상수지를 거의 제로(0)로 예상한 것처럼 올해 경상수지 상황이 심상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10월 추석연휴기간중 열흘간 징검다리 연휴가 끼어있어 여행수지 적자가 예상보다 더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단지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있을뿐"이라며 "IMF사태 발발 전에도 해외여행 붐이 사회문제가 됐었는데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