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등장 이후 미국정부의 급격한 정책 변화가 한미간의 동맹관계에 정치적 균열을 가지고 왔으며,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의 차세대 정책 입안자와 분석가들이 차기 정부에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이해를 증진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미국언론들의 한반도 관련 보도가 미국측의 정보에만 의존하고 있어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신문들 역시 각사의 정치적 성향을 파악하고 기사를 봐야하는 등 언론으로서의 신뢰도가 낮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신문들 편향돼 정치적 성향 따라 기사 해석해야”
스티븐 코스텔로 프로글로벌(ProGlobal.Inc) 회장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초청을 받아 1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한미간 언론정보교류 시스템의 현황과 개선방향'이란 국제 심포지엄에서 '냉전 이후, 클린턴 이후, 9.11 이후 한미관계의 흐름'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부시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의 대 한반도 정책이 바뀌었고 이로 인해 한미 양국 오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며 "미국 정부는 이 같은 정책변화가 한국의 다양한 집단에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끼쳤는지 잘 모르고 있으며, 이같은 문제점의 책임은 주로 부시 행정부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텔로 회장은 "지난 7월4일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통해 북한에 대한 한중 양국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게 드러났다"며 "이제는 '거슬리는' 정부와는 직접 대화하지 않고 대리인이 나설 때까지 방관하는 부시 정부의 외교원칙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1990년대부터 코리아 소사이어티 등에서 활동하면서 한국의 정치 및 경제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한반도 전문가로 꼽히는 코스텔로 회장은 "한국의 여론과 정책 엘리트는 여러 실존적 논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민주화와 경제성장, 국제교류의 확대 등에 따른 당연하고 건전한 결과"라며 "한미 동맹은 여전히 굳건하며 일시적인 논쟁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스티븐 코스텔로(왼쪽) 프로글로벌(ProGlobal.Inc) 회장과 넬슨 리포트의 크리스토퍼 넬슨 편집인이 1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미간 언론정보교류 시스템의 현황과 개선방향'이란 국제 심포지엄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 김홍국 기자
워싱턴 외교가의 정보지 <넬슨 리포트>의 크리스토퍼 넬슨 편집인도 미국 국무부와 의회, 전문가, 언론인 등의 한반도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비공식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를 소개하면서 "국무부 전직 관리는 '한반도에 대한 미국 언론의 보도는 다소 서툴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언론이 한국 자체보다는 한미 관계나 북한 핵 사안 등에 더욱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며 이에 따라 미국 언론의 보도는 미국 관리 소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소수만 한국 언론이나 한국 관료 등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전하고 있다”며 "설문에 응한 전직 언론인은 '미국의 대 한국 정책을 다루는 데는 미국 언론으로도 족하지만 한반도 자체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 언론이 거의 쓸모가 없으며 미국의 한국 관련 보도는 북핵문제에 너무 치우쳐 있다'는 평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응답자 대부분은 한국 언론은 미국 정부의 행동이 바깥에서 어떻게 비춰지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잣대지만 1백% 신뢰할 수는 없다"며 "한국정부 및 미국 정부의 견해에 대해 편향적이고 왜곡된 기사가 종종 발견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넬슨 회장은 "국무부 전직 고위 관리는 '연합뉴스는 모든 주요 사건을 잘 보도하고 있고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한국일보, 코리아타임스, 동아일보, 한겨레 등은 모두 때때로 유용한 정보와 통찰력을 제공하지만 이 신문사들의 기사는 각 신문사의 정치적 성향을 파악하고 그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관련 전문가와 미국 정부 각 부처의 관계자들은 미국과 한국의 언론이 개선할 부분이 많다는 일치된 목소리를 냈다"며 "하지만 시간과 노력만 들인다면 어떤 사안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공감대도 있을 만큼 정보는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