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총기난사, MB가 군을 감싸기만 하니..."
천암함, 연평도, 민항기 조준사격에도 문책 안해 군 기강해이
해병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50분께 해병대 2사단의 강화도 해안 소초에서 김모 상병(19)이 K-2 소총을 내무반에서 난사해 야간경계 근무를 마치고 잠을 자던 이승훈 하사(25), 이승렬 상병(20), 권승혁 일병(20)이 현장에서 즉사하고 박치현 상병(21)은 군국수도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권혁 이병(19)은 김 상병이 총을 난사하자 그의 총기를 붙잡고 문밖으로 밀쳐내는 과정에 다리에 두발의 총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인 김 상병은 총기 난사 직후 내무반에 붙어 있는 창고 용도의 격실로 이동해 자살하려고 수류탄 한 발을 터트렸으나 얼굴 등에 부상을 입는 데 그쳐, 체포된 후 김포 우리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은 뒤 국군수도병원을 거쳐 국군대전병원으로 이송돼 조사를 받고 있다. 군 당국은 대학을 다니다 입대한 김 상병이 선임병들로부터 가혹행위 등을 당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소초에는 소대장을 포함해 30여 명이 근무 중이었지만 총기가 발사된 내무반에는 10명 미만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대 총기 난사 사건은 지난 2005년 6월 19일 경기도 연천군 중면 최전방 GP 내무반에서 상급자들의 학대행위에 시달리던 김동민 일병(당시 22)이 수류탄 1발을 던지고 K-1 소총 44발을 발사해 8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한 참사 이후 6년여 만이다.
휴전선과 인접한 강화도에서 발생한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을 세계언론들은 신속히 속보로 전하면서 한국군의 심각한 기강해이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요미우리><마이니치><산케이> 등은 앞다퉈 소식을 전하며 이번 사건의 원인이 '이지메(학대)'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산케이> 신문의 경우 2005년에도 상급자의 이지메 때문에 8명이 숨지는 총기사고가 발생했으며, 지난달 17일에는 강화도 서쪽 교동도에서 해병대 병사들이 한국의 민항기를 조준사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던 점 등을 전하며 우회적으로 한국군의 기강해이에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이밖에 영국 <로이터> 통신, 미국 <CNN>, 중국 국제방송국 등도 속보로 전하는 등, 한국군의 기강해이가 세계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처럼 세계를 경악시킨 엽기적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 일각에서는 "천안함, 연평도 사건과 민항기 조준사격 등의 대형 사고가 잇따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누구에 대해서도 문책인사를 하지 않음으로써 기강해이의 근원을 제공한 게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일고 있어 임기말 이 대통령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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