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최대어 베리 지토의 거취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결정됨에 따라 박찬호의 입장이 애매하게 됐다.

원 소속구단인 샌디에고 파드리스는 노장 데이빗 웰스와의 재계약 또는 뉴욕양키스로부터 ‘빅유닛’ 랜디 존슨을 영입할 의사를 나타내고 있어 박찬호는 협상순위에서 한참이나 밀려있다. 또한 내년 시즌 박찬호가 활약할 구단으로 유력하게 떠오르던 샌츠란시스코가 지토를 선택함에 따라 박찬호의 자리는 사실상 사라졌다.

현재로서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박찬호가 들어갈 만한 팀은 샌디에고를 제외하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만이 남은 상황이다. 물론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의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할 가능성도 있지만 박찬호로서는 아메리칸리그로의 이적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이 시점에서 박찬호의 내년 시즌 거취와 관련하여 박찬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의 구상이 관심거리다. 보라스는 박찬호의 에이전트이기도 하지만 지토에게 메이저리그 투수로서 최고연봉을 안겨준 장본인기기도 하다.

따라서 당초 박찬호의 입단후보구단이었던 샌프란시스코에 박찬호 대신 또 다른 고객인 지토를 밀어넣은 배경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박찬호의 개인적인 의사와 보라스의 구상과는 상당한 괴리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이번 지토의 계약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이번 지토의 계약을 보고있자면 보라스가 선발투수로서의 역할을 고집하는 박찬호의 의사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박찬호를 마무리투수로 영입하라고 제안했다는 이야기가 그저 낭설로만 들리지는 않는 것이 사실이고, 설령 박찬호의 의사를 존중해 선발투수로 영입할 구단을 물색한다고 해도 굳이 서부지구에 있는 팀에 한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보라스의 설득에 따라 박찬호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박찬호의 샌디에고 잔류가 무산될 경우 보라스는 박찬호에게 선발투수 자리를 보장하고 현재 FA시장상황을 고려하여 일정수준 이상의 연봉을 제시하는 구단이 나타난다면 굳이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그리고 동부와 중부, 서부를 가리지 않고 우선적으로 계약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애리조나와 현지 언론을 통해 꾸준히 영입가능성이 제기되던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의 시애틀 매리너스 이외에 내셔널리그의 뉴욕 메츠도 박찬호가 노려볼 만한 팀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