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정 "동지라 믿었던 이들이 성추행", 혁신당 탈당
“당은 피해자들 절규 외면", "조국도 알고 있으나 침묵"
강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개혁이라는 분명한 목표. 정권교체, 윤석열 탄핵과 구속, 내란 종식이라는 격랑 속에서도, 그 목표가 있었기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그 길 위에서 제가 마주한 것은, 동지라 믿었던 이들의 성희롱과 성추행, 그리고 괴롭힘이었다”며 지난 4월 세종시당에서 발행한 성비위 사건을 정면 거론했다.
그는 “피해자 중 한 명은 지난 달 당을 떠났고, 해당 사건과 관련해 당의 쇄신을 외쳤던 세종시당 위원장은 지난 9월 1일 제명됐다. 함께 했던 운영위원 3명도 징계를 받았다. 피해자를 도왔던 조력자는 ‘당직자 품위유지 위반’이라는 이름의 징계를 받고 며칠 전 사직서를 냈다”고 전했다.
이어 “또 다른 피해자도 지금 이 순간, 사직을 준비하고 있다. 성비위 문제를 여성위 안건으로 올렸던 의원실 비서관은 당직자에게 폭행을 당했고 사건은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그는 소 취하를 종용받고 있다”며 “이것이 제가 침묵을 끊고 오늘 이 자리에 설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밝히며 울먹였다.

그는 “처음엔 저 혼자 감내하면 될 일이라 여겼지만 저보다 어린, 사회 초년생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와달라고, 손을 잡아달라고.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었던 성추행과 직장 내 괴롭힘 앞에서, 그들의 삶이 스러져가고 있었다”며 “그러나 당은 피해자들의 절규를 외면했다”고 당을 질타했다.
그러면서 “윤리위와 인사위는 가해자와 가까운 인물들로 채워져 있었고, 외부 조사기구 설치 요구는 달이 넘도록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는 ‘너 하나 때문에 열 명이 힘들다’, ‘우리가 왜 네 눈치를 봐야 하냐’ 등 또 다른 가해가 쏟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무위원들과 고위 당직자들 일부는 SNS에서 피해자와 조력자들을 향해 ‘당을 흔드는 것들’, ‘배은망덕한 것들’, ‘종파주의자’라고 조롱했다”라면서 "피해자들은 당을 떠나고 있다. 이것이 제가 더는 기다릴 수 없음을, 그리고 떠날 수밖에 없음을 확신하게 된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회견후 기자들과 만나 조국 전 대표 반응에 대해 “조국 전 대표가 수감 돼 있는 기간 동안 함께 연대하는 당원들께서 편지로 소식을 전하고, 나온 후에도 밖에서 피켓으로 그리고 문서로 해당 사실에 대해 자세하게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면 이후 (당의) 입장 변화가 없었고 조 전 대표에게도 다른 입장을 듣지 못했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기자들이 '조 전 대표에게 직접 해당 이야기를 했느냐’고 묻자 “직접 얘기한 분이 계신다. 강미숙 고문께서 직접 하셨다. 저는 당사자이기에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프리랜서 아나운서 출신으로 의정부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의 비위 의혹 제보자로 ‘이정섭 검사 처남댁’으로도 알려져 있다.
기자회견에 배석한 강미숙 여성위원회 고문은 "처음 사건을 접수한 게 여성위원회라 당과 계속 소통을 해왔지만 어려움이 참 많았다"며 "최초 피해자는 3명이었고, 지금까지 2차 피해자까지 열손가락이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들 중에는 (당시 상황을) 녹음했다는 이유로 감봉 4개월 징계 처분을 받았고,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는 계약이 만료되면 퇴사할 예정인 상황"이라며 "메뉴얼대로 진행했다면 이렇게 참단한 결과가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의 대응을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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