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재홍 광주시당 위원장은 28일 광주에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의 10%대 지지율과 관련, “노무현 정권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도 있지만 한나라당이 꾸준하게 호남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호남 구애는 과거 '이회창 실패'의 타산지석”이라며 “실제로 호남 내에서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 위원장은 "불과 2년전 17대 총선 때만 하더라도 한나라당 후보 명함 주면 침뱉고 그 자리에서 찢어버리는 유권자가 많았다”며 “그러나 지금은 시민들이 ‘열심히 하라’고 어깨도 두드려 주는 등 대접이 판이하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원인을 민주당의 두차례 정권 창출에서도 찾았다. 그는 “두 번의 10년(DJ-노무현 집권 10년)은 한반도 역사의 최대사건이었다”며 “백제시대 이래로 한반도 역사의 ‘객’이었던 호남이 ‘주인’으로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따라서 “이제 한나라당이 집권하더라도 호남을 다시 ‘객’으로 대접할지도 모른다는 호남인들의 불안감을 한나라당이 불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차피 한나라당을 찍지 않을 호남의 80%이상의 유권자들은 저쪽에서 고건 씨가 나오든 정운찬 씨가 나오든 저쪽을 찍게 돼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 지지도가 우리 한나라당 후보의 표로 귀결될 것으로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면서도 “호남의 13% 지지는 단순히 호남내에서 이루어진 게 아니다. 이번 지지도를 단순히 호남에 국한해 판을 읽는 것은 근시안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호남인은 크게 세 부류”라며 “첫째, 호남출신으로 수도권에 사는 호남인, 둘째, 자식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거나 자신이 수도권에 거주해 본 경험이 있는 호남인, 그리고 마지막으로 호남에서 태어나 호남에서 사는 순수한 토박이 호남인이 있다”며 “이들 세 부류의 호남인 중 누가 가장 먼저, 그리고 빨리, 한나라당을 찍을 수 있겠는가. 그것은 바로 수도권 호남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을 휩쓸었다는 것은 수도권 호남인을 한나라당으로 묶어 낸 것이나 다름없다”며 “지방선거 승리의 또 다른 의미는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가장 바꾸기 힘든 토박이 호남인들에게서 1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것은, 다른 두 부류의 호남인들의 더 경사진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호남 13% 하면서 중앙당에서 자칫 판단을 잘못해 내년 대선에서 호남을 버리고 충청권에 집중하고 마는 그런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중앙당에 오만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호남에 애정을 갖고 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수도권 호남인들과 충청권에도 반사이익으로 돌아갈 것임을 내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재홍 한나라당 광주시당 위원장. 그는 한나라당이 내년 대선 선택의 갈림길에서 함부로 호남을 버리고 충청권과 수도권에 역량을 집중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