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26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열린우리당을 탈당하지 말고 당과 운명을 함께 하라고 촉구, 노 대통령 탈당에 당혹스러워 하는 한나라당의 속내를 드러냈다.
"盧, 열린당 이름으로 심판받아야"
강재섭 대표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반론권 차원에서 TV로 생중계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노 대통령이 신년회견에서 조건부 탈당을 시사한 것과 관련, "자기가 만든 당에서 탈당 운운하지 말고 끝까지 운명을 같이해야 도리이며 대통령은 무한책임을 지는 자리로 어떤 변명도 통할 수 없다"면서 "이번 대선에서 열린우리당 이름으로 심판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그러면서도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정치놀음에서 손을 떼고 민생과 대선의 공정한 관리에 전념해야 한다"면서 "대선용 선심정책을 남발하거나 자꾸 엉뚱한 판을 벌이지 말고 국민 앞에 정치 중립을 천명하고 대선불개입을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왜 대통령이 대연정의 재탕이니 ‘거국내각’이니 하면서 한나라당 ‘민생내각’ 제안의 진의를 왜곡하고 물타기를 하느냐"면서 "국무총리를 비롯한 여당 인사들은 즉각 내각에서 물러나고 전문성과 중립성을 갖춘 인물로 ‘관리내각’, ‘민생내각’을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탈당을 하지 말라고 요구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연합뉴스
"'좌충우돌.뒤죽박죽.지리멸렬' 무능하고 뻔뻔한 정권" 맹비난
강 대표는 이날 노무현 정부에 대해 “좌충우돌, 뒤죽박죽, 지리멸렬 등 민생을 파탄으로 이끈 무능하고 뻔뻔한 정권”이라며 “노 대통령은 말만 앞세웠지 뭐 하나 제대로 해결한 게 없음에도 뭐든지 잘했다고 강변하는데, 그렇게 잘했는데 지지율은 왜 10%에 불과하냐”고 힐난했다. 그는 “(지지율은) 누가 선동했기 때문이 아니고 국민들이 본대로 느낀대로 내린 평가”라며 “집권당은 최소한의 염치도 책임도 없이 위장개업해 표를 얻겠다고 나서는데 어설픈 진단, 억지 논리, 짜깁기 통계, 무책임한 낙관론으로 잘못을 호도하지 말고 과거 정권에 책임을 돌리지 말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와 함께 "올 대선은 정치 논리에 묻혀 민생을 외면한 현 집권 세력에 대한 심판의 장"이라며 "국민에게 희망과 안정감을 줄 수 있는 한나라당이 선택돼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밖에 노 대통령에게 개헌 시도 중지, 남북정상회담의 정치적 악용 금지 및 대선 개입 시도에 대한 김정일 북한 정권에 대한 경고, '바다이야기'와 '제이유사건' 등 권력형 비리에 대한 철저한 수사, '평화의 바다‘ 논란 등을 일으키지 말고 대한민국의 자존심 지키기 등을 주문했다.
강 대표는 이렇듯 노대통령을 비난하면서도 "국민 생활이 좀처럼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정치권이 정치 문제가 아닌 민생경제에 집중해야 한다"며 "민생 경제에 한정해서라면 언제 어디서든지 노무현 대통령과 만나 얘기할 수 있다"고 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대선을 공정하게 치르기 위해 언론탄압을 막고 방송의 중립성을 보장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한편 공무원의 교묘한 선거개입을 처벌하도록 공직선거법을 손질하겠다”며, 또 "지난 두 번의 대선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정치공작근절법 등 각종 제도적 보완을 추진하는 동시에 분야별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내 경선과 관련, “가장 훌륭한 후보를 뽑는데 만전을 기하기 위해 치열한 경선과 박진감 넘치는 경선을 만들면서도 분열과 반목이 없도록 하기 위해 2월초 경선준비위원회를 구성해 경선시기와 방법을 논의하겠다”며 “주자들의 정책과 도덕성 검증문제를 협의하면서 당이 정한 경선 원칙과 룰을 엄격하게 지키고 당당하게 경쟁하고 승복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값 아파트와 등록금 등의 다양한 조치들을 통해 ‘희망의 한나라당이 경제를 살려 국민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취지의 ‘희망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주창하고, 일자리 창출, 집값 잡기, 교육부담 줄이기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