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통치시절 고문의 대명사로 통했던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에 대한 정치권 평가다. 정 의원이 6일 이같은 평가에 부응하는 소신발언을 쏟아냈다.
한나라당 최고위원이기도 한 정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와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이 이면합의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남북장관급회담에 대해 “7개월만에 남북대화가 재개됐고, 2.13합의와 대북쌀비료지원, 이산가족상봉행사 등이 ‘행동 대 행동’에 따른 고리로 연결되어 있고, 우리측이 남북대화, 6자회담 병행 추진 원칙을 견지해서 관철시켰으며 그 이전 상태로 복원됐다는 점에서 대단한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고 높게 평가했다.
정 의원은 “이재정 장관이 좀 오락가락한 것이 문제가 됐지만 비료 30만톤 주고 식량 40만톤 주기로 하는 등 예년 비슷한 수준이어서 이면합의는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당의 이면합의 의혹 공세를 일축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혁, 개방으로 나오는 정상국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이러한 대북지원 반대하지 않는다”며 “또 북한에 대해서 과감한 대북지원을 해서 경제회복도 기여하고 북한이 이렇게 민주국가로 나오도록 해야하며, 북한이 비핵화, 민주적인 국가로 나오는 것과 개혁, 개방까지 연계된 그러한 대규모 지원에 대해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학법을 둘러싼 한나라당의 본회의 보이콧 등 국회 파행에 대해서도 “우리들이 이제는 다수당으로서 책임을 져야 되는 입장에 있어서 이런 문제를 가지고 국회가 파행되는 것은 국민들을 보기에도 민망스럽고 절대 바람직스럽지 않다”며 “극한적으로 대립되어서 다른 중요한 민생법안까지 볼모로 잡히는 것은 절대로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당 지도부 방침을 비판했다.
그는 당이 비판적 입장을 밝힌 한덕수 총리 내정에 대해서도 “한덕수씨는 경제부총리를 했는데, 지금 제일 중요한 게 경제”라며 “성장을 통한 분배, 이것이 어떤 의미에서 시대정신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무난한 인사로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긍정적 평가를 했다.
안기부 출신답게 전향적 대북정책 등 소신발언을 해 재차 주목을 받고 있는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 ⓒ연합뉴스
정 의원의 이같은 소신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정 의원은 안기부 출신답게 최근 격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돌이킬 수 없는 대세로 인식하며 한나라당이 이같은 대세를 거역해선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과거 논법으로 상황에 대응하고 있는 한나라당 지도부도 정 의원의 태도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의미있는 분석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