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 재보선 유세 마지막날인 24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는 대전 서구을 유세에 올인했다.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에게 이재선 한나라당 후보가 계속 고전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전 시장이 두바이 방문 직후 달려온 지역도 이 곳 대전이었고, 박 전 대표가 지난 22일부터 사흘 내리 방문한 지역도 이곳 대전이었다.
박근혜 “테러로 한번 죽었던 목숨, 제2의 인생 대전에서 시작”
박 전 대표는 이 날 오후 대전 서구 삼천동 보라아파트 유세를 시작으로 저녁 9시까지 대전에서만 무려 5시간의 강행군을 이어나갔다. 이 전 시장 역시 박 전 대표보다 2시간 전인 이 날 오후 1시께 대전을 방문, 이 후보 지지 유세를 한 뒤 상경했다.
박 전 대표의 대전 첫 유세지인 보라아파트 유세에는 강재섭 대표를 비롯해 강창희 최고위원,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 나경원 대변인, 유정복, 김재원 의원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지방선거 때 테러를 당하면서 한 번 죽었던 목숨”이라며 “그 때 다시 일어나자마자 제일 먼저 찾았던 곳이 바로 이곳 대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전은 저에게 제 2의 인생이 시작된 곳”이라고 대전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또 지역현안인 행정복합도시 건설과 관련, “저희 한나라당, 행복도시가 통과될 때 정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당이 커다란 위기를 맞기도 했고 저 역시 굉장히 힘들었다. 하지만 제가 아무리 힘들지라도, ‘여러분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다.
그는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를 겨냥, “이번 선거에는 여당 후보가 없다. 하지만 여당이 뒤에서 열심히 지원하는 후보는 있다”며 “그 후보를 선택하신다면, 여러분도 모르는 사이에 현 정권을 선택하는 게 될 것”이라고 심 후보와 열린우리당의 연대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강재섭 대표 또한 “이재선 후보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국회예결위원장으로 임명하겠다”며 거듭 당근을 제시하며 지원을 호소했다.
박 전 대표는 보라아파트 유세 후 이 날 저녁 9시까지 대전 서구 지역에 위치한 대단위아파트 단지 수 곳과 상가를 집중 방문하는 등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 지지를 당부하는 저인망 식 유세전략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4.25재보선 최대 접전지역으로 부상한 대전서구을에 박근혜 전 대표, 강재섭 대표, 강창희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대거 지원사격에 나섰다. ⓒ김동현 기자
박근혜, “일본은 취직할 데 너무많아 골라한다는데...”
박 전 대표는 이에앞선 이 날 오전에는 또 다른 접전 지역인 경기 화성 고희선 후보 지원을 위해 화성 시내 병점사거리와 화산동사무소 앞에서 지원유세를 펼쳤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표는 열린우리당이 이번 4.25 국회의원 재보선 3곳중 유일하게 후보를 낸 곳이 이 곳 화성임을 감안, 노무현 정권 때리기에 집중했다. 열린우리당의 경우도 이 날 정세균 의장이 화성시 우정읍 조암시장을 직접 방문해 상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박 전 대표는 이를 의식, “지금 이 정권은 다른 곳에서는 국회의원 후보를 한 명도 못 내고, 이 곳 화성에만 후보를 내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제 여러분의 선택이 바로 현 정권에 대한 평가가 될 것이다. 여러분의 손으로 이 정권을 심판해 달라”고 정권심판론을 펼쳤다.
그는 특히 “옆에 일본은 취직할데가 너무 많아서 골라서 간다고 한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수백장 원서를 써도 취업이 안된다”고 청년 실업 문제를 거론하며 노 정권을 공격했다. 그는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챙기고, 밥 못먹는 아이들 밥 먹게 해주기 위해 노력할 시간도 부족한 판에 지난 4년 내내, ‘국보법 폐지한다, 과거사 청산한다, 사학법 만든다’ 하면서 자기들 코드에 맞춰 온통 나라를 뒤엎는 데만 힘을 쏟았다”며 “그러니 언제 민생을 챙기고, 경제를 챙길 틈이 있었겠나”라고 거듭 노 정권을 힐난했다.
지원유세에 참가한 박근혜계 김재원 한나라당 의원 역시 "열린우리당 후보가 되면 어떻게 되나? 당이 곧 없어지는데 어떻게 국회의원으로서 일을 할 수가 있겠냐"고 주장했다.
이 날 박 전 대표의 화성 지원유세에는 정형근 최고위원, 김재원, 유정복 의원 등이 참석, 고 후보에 대한 지지유세에 동참했다.
고 후보는 박 전 대표의 지지방문에 고마움을 표시하며 “천막당사에서 지금 한나라당을 구축한 전형적인 여성지도자”라며 박 전 대표를 치켜세웠다. 고 후보의 유세차량에서는 박 전 대표가 도착하자 “대한민국의 어머니! 박근혜”를 연신 외치며 분위기를 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