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11일 자신이 내놓은 ‘경선 룰 중재안’이 내주 초 전국위에서 부결되거나 그 이전까지 대선 주자간 별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표직 사퇴는 물론 국회의원직까지 내놓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대표측의 '경선 불참'이라는 강력 대응에 맞서 강 대표도 정계 은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나온 모양새여서 혼란은 더욱 극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강 대표는 이 날 오후 모처에서 측근들과 만나 “내주 상임전국위까지 내 중재안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아니면 대선주자간에 별다른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표직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고 국회의원직까지 사퇴하겠다”고 밝혔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나 대변인 전언에 따르면 강 대표는 “지난 4월 30일 당쇄신안을 발표하며 이제부터 내가 직접 팔을 걷어부치고 경선 룰을 확정하겠다고 했다. 이에 두 대선주자는 전격 수용했고 9일 중재안을 발표했다”며 “당연히 합의정신과 명분에 따라 사심없이 만들어졌는데 룰을 둘러싼 갈등이 종식되지 않고 또다른 당 분란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데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면서 강 대표는 “정권교체가 이뤄지지 않으면 내가 존재하는 이유가 없다”며 “수많은 희생없이 큰 일이 도모되겠나”라고 양측을 압박했다.
강 대표의 초강경 대응은 박 전대표의 ‘경선 불참’에 대한 맞대응인 동시에, 이명박-박근혜간 “별도의 합의”라는 우회로를 열어둠으로써 양자간 타협시 작금의 '대표 사퇴 압박'에서 빗겨나가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나 대변인은 그러나 “강 대표가 두 사람의 별도 합의를 위해 따로 만날 계획은 없다”며 “별도의 합의를 하려면 순전히 양 주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해, 강 대표가 양측 중재를 위해 나설 생각은 없음을 분명히 해 과연 해법이 도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