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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선공약, “재벌개혁, 대미자주”

경부 대운하 조목조목 비판, 이명박 저격수 되나?

3선 중진인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이 27일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출총제 폐지 반대, 금산분리 유지” 당론과는 정반대

홍 의원은 이 날 오전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에서 캐치프레이즈로 “한국을 개조하는 서민 대통령”을 내걸었다.

그는 첫번째 대선 공약으로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 즉 재벌 개혁을 내걸었다. 그는 “지분이 3~4%밖에 되지 않는 소위 재벌 총수가 상호출자를 통해 수십 개의 기업군 위에 황제적 지위를 누리는 왜곡된 경제구조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저해하고 있으며 불합리한 ‘부의 대물림’을 조장하고 있다”며, 당론과는 반대로 ▲출자총액제한제 유지 ▲금산분리 유지 등을 공약으로 내거는 동시에, 재벌상속에 대한 철저한 탈세감시를 강조했다. 그는 특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과 관련,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세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법치주의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서민공약으로는 자신이 주장해온 ▲반값아파트 ▲성인1인 1주택 ▲토지소유 상한제 등을 내걸었다. 그는 특히 성인1주택과 관련, 2채 이상 보유한 성인의 경우 모두 법인신고를 통해 임대업자로 분류하고, 세대별 2채이상 보유 가구는 중과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대미 외교와 관련해선 “지난 몇 년간 주한미군과 관련된 방위비, 주한미군기지 이전 문제 등 일련의 협상을 볼 때, 한미관계는 더 이상 혈맹이 아닌 자국의 이해관계를 철저히 따지는 국가관계가 됐다”며 달라진 한국의 국가위상에 걸맞는 ‘대미 자주노선 강화’를 주장했다.

그는 또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지난 92년 대선 당시 공약인 ‘경부고속도로 복층화’도 차용ㅇ, 고속도로 1층에는 화물용차와 버스 전용으로, 2층에는 자동차 전용도로용으로 사용해 물류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명박 전 시장의 경부운하를 겨냥, “경부운하는 일자리를 70만개 정도 만든다고 하는데 경부고속도로 복층화 사업하면 일자리 1백만개도 더 창출된다”고 주장했다.

27일 대선경선 후보 출마선언을 하고 있는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연합뉴스


“이명박 경부운하는 환경대재앙 초래, 당에서 직접 검증해 막아야”

그는 이 날 경선출마 기자회견에서 이 전 시장의 경부운하 구상을 조목조목 비판, 29일 한나라당 정책비전대회에서 ‘이명박 저격수’로 나설 것임을 분명히했다.

그는 경부운하와 관련 ▲경제성 ▲환경성 ▲관광성 ▲일자리창출 등 이 전 시장이 경부 운하 건설로 얻는 이익이라고 주장하는 대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우선 사업 경제성과 관련 “경인 고속도로가 화물수송 기능을 상실했다고 해서 경인운하를 만들자고 제안했던 게 벌써 10년이 다 됐다”며 “40Km도 안되는 경인운하 하는데만 2천7백억원 가량이 투입됐는데도 아직도 환경문제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인운하를 만드는데도 이렇게 대한민국의 중지를 모으기 힘든데 어떻게 경부운하를 하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사업 현실성과 관련해서도 “이 전 시장이 네덜란드 예를 자주 드는데 네덜란드는 국토 전체가 해수면보다 낮다. 강수량도 ‘1대 1.8’(강수기 대 갈수기) 정도다. 그러나 한국은 한강 기준으로만 1:378 정도된다. 운하는 강수량이 1년 열 두달 수량이 거의 변화가 없는 그런 나라에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경부운하 건설시 “환경 대재앙이 온다”며 “천성산 터널을 뚫는데 환경단체의 반대가 거의 1년가량 계속되며 국가예산 2조원이 낭비됐다. 사패산 터널도 마찬가지로 수천억원이 소요되는 진통을 겪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개발국가가 아닌 환경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러한 격렬한 반대를 뚫고 경부 운하가 성사되겠나”고 주장했다.

그는 “강바닥을 파헤치면 복원하는데만 5~60년 걸린다”며 “이미 독일운하에서도 이는 실증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한국의 대도시 인구가 사용하는 물은 절반 가량을 강에서 채취한다. 운하를 만들 때 우선 강 바닥을 파헤치면 사실상 지표수는 1~2년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며 “그러면 부산 시민들은 물을 어디서 먹나? 대구 시민도 낙동강을 주 수원으로 사용하는데 낙동강을 파헤치면 준설하는 동안 취수량이 모자랄텐데 대구시민에게 생수를 사다 줄 것이냐”고 이 전 시장에 반문했다.

그는 이어 “운하에 도크를 17~20개 만든다고 하는데 물이 고이면 당연히 썩게된다. 한마디로 더 이상 지표수 채취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반면 유럽국가들의 경우 대부분 주 수원이 지하수이기에 굳이 운하를 건설해도 수원확보에는 지장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이명박 시장 주장대로 하면 낙동강에 물을 막으면 제일 먼저 발생하는게 안개”라며 “만약 수원지 근처에서 해양사고가 나 강이 오염되면 수원지 자체가 없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운하 건설로 인한 관광 수익 발생 주장에 대해서도 “관광수익이 난다며 드는 예가 유럽인데 유럽의 운하는 각 나라를 거쳐가는 국제 크루저선”이라며 “유럽 운하가 관광이 되는 것은 강 양쪽으로 1600~1700년대 고성이 있고 유적지가 즐비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반면 “한국 세모 유람선이 장사가 안돼서 벌써 3번째 망했는데 왜 장사가 안되나? 대한민국 유람선은 양쪽에 아파트 뿐이라 볼 게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따라서 “한강 유람선도 안되는 판에 내륙운하 파놓고 관광을 운운하는 것은 난센스중에 난센스”라고 이 전 시장의 운하 구상을 강력 비판했다.

그는 “대운하 비판은 네거티브가 아니라 한나라당 후보로 나갈 사람이라면 당에서 이를 직접 검증해서 불가능하다면 당장 거둬들이게 해야 한다”며 “만약 우리가 본선에 가서 국민들이 이 실상을 알게 되면 더 큰 일”이라고 우려했다.

“나는 결코 들러리 서지 않겠다”

그는 이 날 한나라당 후보로서는 파격적인 자신의 공약에 대해 “제가 대한민국 검사출신이다. 보수중에 핵심보수층에 속했던 사람”이라며 결코 좌파 공약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지난 10여년 동안 진보좌파정권이 집권하며 보수우파정권이 못한 많은 일을 해줬다”며 “성장보다 분배쪽으로 많이 치중해줬고 대북관계도 평화공존시대로 이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너무 네편, 내편을 가른 것이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제가 말하는 것은 합리적인 보수”라며 “그동안 기득권층이 자기들은 안 내놓으려고 특권과 부만 누리려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진자들이 양보하자는 거다. 반값 아파트제도, 토지상한제도 등 가진자 들이 부를 대물림하는 것, 그것을 막자는 거다”라며 “보수층이 진정으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명박-박근혜 양자 구도로 고착된 당내 후보경선과 관련 “제가 검사를 할 때 주위에서 저보고 돈키호테라고 했다”고 자평한 뒤 “6월까지 4차례에 걸친 정책토론회 를 통해 5%의 지지율을 넘어서 보겠다. 그리고 검증기간을 거치면서 10%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려보겠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조직과 세가 필요없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지금은 트리플A에 있지만 5%의 지지율을 넘어서면 빅리그 진출이 가능하지 않겠냐”며 “정치는 상상력의 게임이다. 상상력이 충족되면 제가 대선후보가 될 것이고 상상력에서만 그친다면 제가 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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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17 11
    진보 좌파

    지난 10년간이
    진보 좌파? "중도 개혁"이 아니라 "진보 좌파"?
    역시 한나라 본색이구만...

  • 11 14
    의외

    웬 일이여?!
    정말 뜻 밖이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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